그들이 당신 이름을 말하는 건 한 번도 들어보지못했어요. 사촌 언니 C에게 들어서 비로소 알게 됐지요. 당신 이름은 너무 구식이었고, 청소년이었던 내게는 별나게 느껴졌어요. 학교에도 그런 이름을 가진 여학생은 한 명도 없었고요. 지금도 여전히 그 이름을 들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해지고 막연한 반감이 들어요. 나는 당신 이름을 입 밖에 내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마치 내게 금지된 이름인 양. 당신 이름은 지네트입니다.
- P49

어린이 - 그게 글쓰기의 기원일까? - 나는 내가 다른 장소에서 다른 존재로 사는 복제인간이라고 늘 생각했다. 내가 정말로 살아 있지 않으며, 이 삶은 또 다른 삶을 허구로 만들어 쓴 글쓰기‘라는 것을 존재의부재 혹은 이 가상의 존재를 파고들어야 한다.
- P51

때 늦은 질문, 너무 내밀하거나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질문은 적당한 순간이 오더라도 입 밖으로 꺼내는 게 불가능합니다.  - P52

카프카 아버지는 ‘널 생선처럼 찢어버리고 말겠어‘라고 했습니다.
- P53

나는 순간 공포에 사로잡혔어요. 사진 근처에 있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 말을 들었을까 봐, 그와 동시에 내가 그들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 봐 당황하며 사진을 바라볼 엄두도 못 내고 다른 이야기로황급히 넘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 P53

침묵은 그들과 나, 우리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비밀이 나를 지켜주었어요.  - P54

나는 아버지가 했던 그 말실수를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ㅡ오늘날 나는 이 실수에 대해 미적인 면을 포함한 모든 면에서 헤아려 봅니다 ㅡ나는 그로 인해 낙담했고,
우울해졌지요. 아마 무서운 마음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당신이 내 몸을 통해 내 아이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지 않았으니까요.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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