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와 충격, 고통을 통한 전복은 쉽다. 말하자면 즉각적인 만족과 같다. 친절을 통한 전복은 역설적이고, 천천히 이루어지며, 오래간다. 그리고 약았다. - P249
약았다는 건 이런 뜻이다. 메리데스라는 인물을 보자. 처음『드림스네이크』를 읽었을 때 나는 메러디스(Meredith)가 아니라 메리데스(Merideth)라는 이상한 철자가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했고 왜이 신비롭고 강력한 인물이 "즐거운 죽음(merry death)"라고 불리는지 알아내려 애를 쓴 나머지 정작 메리데스에 대해 정말로 이상한부분은 놓치고 말았다.
이 사회에서는 3인 결혼이 흔하고, 메리데스는 한 남자와 한 여자와 결혼했는데(뭐 좋지) 우리는 메리데스가남편인지 아내인지 모른다. 우리는 메리데스의 성별을 모른다. 끝까지 모른다. - P250
그리고 나는 이 책에 대해 대화하다가 내가 쭉 메리데스를남자로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 순간까지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것도 오직 메러디스를 웨일스 남자 이름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책 속에 메리데스를 남성이나 여성으로 볼 증거는 없으며, 매킨타이어는 성별 대명사를 여유롭고도 철저하게피한다. - P250
침묵당한 이들을 위해 말하는 일과, 그들의 목소리를 끌어들여 화자의 목소리로 묻어 버리는 일은 다르다. 후자와 같은 잘못을 너무나 오랜 기간 저질렀기에, 어쩌면 정직한 선의와 선행을 아무리 쌓는다 해도 인디언에 대해 쓰는 백인 소설가(또는 회고록 저자, 또는 인류학자)가 또 강탈하겠구나 하는 의심을 완전히 씻어 낼 수는 없을 것이다. 인디언과 백인이 관계를 맺은 역사 전체에서 죄의식은 피할 수가 없다.
죄의식이란, 죄의식을 인정함으로써 더 나은 곳으로 갈 수있어야만 의미가 있다. 지난 1세기 동안, 주로 인디언 작가와 활동가들이 쉼 없이 의식화해 준 덕분에 우리는 서서히 더 나은 곳으로 향했다. 백인 작가들은 열렬한 동일시가 역겨운 침해일 수 있고, 이상화는 악마화 못지않은 모욕일 수 있음을 서서히 알게 되었다. 이제 순진하게도 "인디언의 관점에서 소설 쓰기에 나서는 사람은별로 없다. - P253
어쩌면 그는 그 정신과 유머 면에서 최초의 위대한 유럽 소설가 세르반테스와 가장 가까운작가인지도 모른다. 이성의 꿈과 정의의 희망이 끝없이 좌절될 때, 냉소주의는 쉬운 출구다. 그러나 고집스러운 농민 사라마구는 그쉬운 출구를 택하지 않는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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