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살다 보면 우리가 결국 두번째로 잘하는 일을 하게 된다고, 핌이 어떤 일을 그보다 더 잘할 수 있었을지는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는회사에 기꺼이 입사했다. 그리고 <타임스>지를 펼쳐 자신과 벨린다가 약혼했다는 기사를 초연한 태도로 읽었다. 
이제 이 문제는 해결됐군.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회사와 벨린다가 나를 각각 절반씩 맡아 줄 테니 난 이제다시는 부족한 걸 모를 거야.
- P425

혹시그보다 더 좋은 것이 있다면, 핌과 벨린다가 이스트번에서 일주일 동안 신혼여행을 즐기기 위해 차에 올라 석양속으로 달려갈 때, 폴란드 제품처럼 보이는 버버리 레인코트를 입은 남자가 카드도 설명도 없이 핌의 품에 불쑥밀어붙인 빨간 양귀비 꽃다발 정도일까.
- P433

「옛날에 핌이라는 사람을 알았소.」
중역들 중 한 명이브랜디를 두 잔째인가 세 잔째 마시면서 말한다. 「마운트거리 어딘가에 크고 더러운 사무실을 갖고 있었는데, 내가 아는 한 자기 분야의 일을 가장 잘하는 사람이었지.」「어떤 분야였습니까?」 핌이 예의 바르게 묻는다.
「사기꾼.」 중역이 말처럼 웃으며 말한다.  - P435

다음 날 그는 프라하로 가서 정해진 시각에 유명한 틴 성당에 앉아있었다. 카프카가 살던 아파트를 안까지 바라볼 수 있는창문이 있는 성당이다. 관광객들과 관리들이 미소라고는없는 얼굴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렇게 K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P437

회사가 가르쳐 준 비무장 격투술과 단검술, 근접 총격전 요령 어디에도 햇빛줄기 뒤에 쇠약해진 모습으로 앉아 있는 친구의 목숨을끊는 법은 없었다 - P445

요즘 같은 시기에는나 같은 사람이 너 같은 사람과 같은 대륙에 있는 것만으로도 어떤 의미가 되는지 모를 정도로? 너의 공범자가 되어서 첩보 게임을 벌였다는 기록은 말할 것도 없지. 다들속닥거리면서 남을 비난해 대는 이 세상에서 내가 문자그대로 너로 인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정말로 몰라? 너조지 오웰을 읽었지, 응? 여기 사람들도 필요하면 어제날씨를 고쳐 쓸 수 있어! - P454

영국이 무엇을 가졌든, 미국은 더갖고 있었다. 그리고 미국이 무엇을 가졌든 동독에는 그다섯 배가 있고 소련에는 열 배가 있었다. - P478

그의 베를린 아파트는 운터덴린덴 거리 중심부에었다. 폭격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널찍한 비더마이어양식 건물의 꼭대기 층이었다. 침실이 정원 쪽에 있었기때문에 그는 그들이 차를 세우는 소리를 듣지 못했지만,
스펀지를 밟듯이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를 듣고 옛날에외사 경찰들이 올링거 씨의 집 나무 계단을 몰래 올라오던 기억을 떠올렸다. 경찰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른 아침이었는데, 그 순간 핌은 모든 것이 끝났음을 깨달았다.
- P480

핌은 구석에 앉아 있는 릭을 보자마자 자신이 감방을더 넓은 시야로 볼 수 있게 그가 일부러 그 자리를 택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 P486

<알겠니, 톰, 나는 다리다.> 핌은 짜증스러울 만큼 느린속도로 글자를 썼다.< 네가 릭을 떠나 인생을 향해 걸어가면서 반드시 건너야 하는 다리가 나야.>그러고 나서 그는 자신의 이니셜을 적었다. 추신에는항상 그래야 하는 법이다. 그는 새 봉투에 주소를 적은뒤, 아까 찢은 봉투는 쓰레기통에 넣었다. 지저분함과 불안정함은 자매와 같다고 어려서부터 배웠기 때문이다.
- P549

나는 그레이엄 그린의 말을 수없이 인용했다. 유년 시절은 소설가의 통장 잔고라는 말. - P56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