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 도대체 이것은 누구의 죄인가? 이들 청년들인가, 아니면 백발의 조국인가? 이러한 현상을 두고, 배신이 생물학적 요인인 것처럼 설명할 수는 없다. 거기에는 분명히 사회학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옛날 속담도 <먹이가 있으면 말도 날뛰지 않는다〉라고 하지 않는가.

자, 한번 상상해 보기 바란다. 버림받은 굶주린 말들이들판에서 정신없이 미쳐 날뛰고 있는 광경을.
- P392

간단한 진리라도 그것을 깨달으려면 적지 않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다. 진정 축복을 받아야 할 것은 전쟁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전쟁에서의 패배인 것이다! 정부의 입장에선 전쟁에 이겨야 하지만 민중의 입장에선 전쟁에 지는 편이 유리하다. 승리를 거두고 나면 또 다른 승리를 바라게 마련이지만,
패전 후에는 자유를 바라게 되고 대개의 경우 그 자유를 획득하게 마련이다. 개개인에게 고난과 빈곤이 필요한 것처럼 민중에겐 패전이 필요하다. 그것은 내면생활의 깊이를 더해 주며 정신적으로는 우리를 보다 높은 곳으로 끌어올려 준다.
- P406

나폴레옹 전쟁 때 거둔 뽈따바의 승리는 러시아를 위해 불행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 승리는 그 후 2세기 동안에 걸쳐커다란 긴장과 경제 파탄, 자유의 억압을 강요했으며 계속적으로 새로운 전쟁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한편 뽈따바에서 패전한 스웨덴 사람들에겐 그 패배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호전적 기질을 반성하게 된 스웨덴 사람들은 유럽에서 가장 행복하고 자유로운 국민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 P407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된 거야?」 우리는 숨을 죽이며 물었다(만약에 그가 전기의자에서 돌아온 것이 아니라면, 적어도사형 선고를 받았음에 틀림없었다). 마치 우주의 종말을 고하는 것 같은 목소리로 경리계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5년이야! 5년!」또다시 문이 열렸다. 이번에 마치 소변이라도 보고 온 것처럼 빨리 돌아왔다. 방 안에 들어서는 사람의 얼굴은 뜻밖에도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석방된 것이 틀림없었다.
「그래, 어떻게 됐어?」 우리는 희망을 되찾은 기분으로 그를에워쌌다. 그는 웃음을 참으며 손을 내저었다.
「15년이야!」그 대답은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었으므로 우리는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 P412

모두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그것이 꼭두각시놀음이라는 것은 그들 자신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호송 부대의 일반 병사들이다. 1945년 노보시비르스고 이송 감방에서 호송병이문서를 보고 호명을 하며 죄수들을 인계받고 있었다. XXX!
제58조 1항, 25년. 그러자 옆에 있던 호송대장이 호기심을 보이며 물었다. 「무슨 죈가?」 「아무 죄도 없습니다.」 「거짓말 마.
<아무 죄도 없으면 10년 형>이란 말이야!」 - P437

도대체 어느 쪽이 먼저일까ㅡ닭일까, 아니면 달걀일까? 사람일까, 아니면 체제일까? - P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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