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 이게 뭐라고?!>가 아니라 <책보다 여행>의 MC가됐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본 적이 있다. 〈책, 이게 뭐라고?!〉가싫증났다든가 책보다 여행〉이 부럽다든가 하는 차원이 아니다. 그냥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그날 그 술자리에 가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그때 그 교차로를 건넜더라면 뭐가 달라졌을까, 그때 김밥이 아니라 떡볶이를 먹었더라면 그는 내적이 아니라 친구가 됐을까… 그런 것들을, 내가 부둥켜안고 있는 이 삶의 모습이 실은 대부분 의도치 않았던 우연과가볍게 내린 선택에 의해 결정됐을 가능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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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보다 여행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면 이렇게 구박받으면서 방송할 일도 없었을 텐데."
어느 날 녹음을 마치고 내가 이렇게 말했더니 <책, 이게 뭐라고?!〉 팀원들의 의견은 둘로 갈라졌다. "가버려요"와 "우리한테서 그렇게 쉽게 벗어날 수 있을 거 같아요?"
가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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