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말이 사실일까. 사람 사이의 관계에 사실이 존재할까? 누구에게나 똑같이 인지되는 절대 질량의 관계라는게 있을까.
- P92

도영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다. 이제껏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어조, 성량이었다. 그녀는 언제나 조곤조곤한 말투였고 필요 이상으로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았다. 도영이지금 보이는 강한 자기 확신은 정반대의 의미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점점 들었다. 의심은 나만의 것이 아닐 터였다.
우리가 타인을 얼마나 안단 말인가?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타인의 마음속은 내가 다 들어가볼 수 없는 대륙과 같아서, 반드시 밟아보지 못한 땅이 있다. 그 안에는 자기만의 빛이 혹은 자기만의 그늘이 있다.  - P121

꽃이 지더라도 지지 않는 슬픔이 있다. - P142

상실한 사람에게는 평소의 일상이 버겁다. - P174

"그림자는 실체와 같은 모양이지만 실체는 아니라는 거예요.
그림자의 주인은 다른 진실을 갖고 있죠."
- P196

"의심이란 자기의 가장 약한 부분에서 나오기 마련이라." - P225

우리의 기억력이 부리는 속임수 중 하나는 침묵하는 사람의 존재를 잊는다는 것이다. - P256

다리가 뻣뻣한 느낌에 기지개를 켜다 무릎 위에 놓았던손수건이 바닥에 떨어졌다. 슬그머니 주워 들면서 다시 한번 살폈다. 베이지색 면에 물든 분홍색 반점들, 집에 가서표백제에 담가야 하나. 그러나 한번 든 물은 쉽게 빠지지않는다는 것도 나는 알고 있었다.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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