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군의 점령하에서 영화나 신문을 검열하는 종교재판을 요구한 것은 바로 몽테를랑이다. 그는 춤을 추는 미국인 무용수들의 넓적다리를 보고는 구토를 느끼지만, 투우의 번들거리는 성기를 보고는 흥분한다. 취미도 사람에 따라 다르다. 각자는 자기 식대로 ‘요정의 왕국‘을 재건한다. 이 고매한 탕아는 어떤 가치를 근거로 타인의 방탕에 역겨워하면서 침을뱉는가? 그 방탕은 자기의 것이 아니기 때문인가? 그렇다면 모든 도덕은 몽테를랑에게서 나오게 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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