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 소설을 쓰는 것은 험준한 산의 암벽을 기어오르고, 길고 격렬한 격투끝에 정상에 오르는 작업이다. 자신에게 이기든지, 아니면 지든지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그 같은 내적인 이미지를 염두에두고, 나는 언제나 장편소설을 쓰고 있다.
- P152

말할 것도 없이 언젠가 사람은 패배한다. 육체는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쇠잔해간다. 빠르건 늦건 패퇴하고 소멸한다. 육체가시들면 (우선 아마도) 정신도 갈 곳을 잃고 만다. 그와 같은 것은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지점을 결국 내 활력이 독소에 패배해서 뒤처지고 마는 지점을 조금이라도 뒤로 미룰 수 있기를바란다. 그것이 소설가로서 내가 목표하고 있는 것이다.  - P152

내일이 무엇을 가져올 것인가,그것은내일이 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다. - P162

지브롤터 해협 - P165

거기서부터 미지의 망망대해로들어선다. 그 앞으로 도대체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어떤 미지의 생물이 거기에 살고 있는지, 짐작도 할 수 없다. 먼 옛날의 선원이 느꼈을 법한 두려움에 숙연해지는 마음이 어렴풋이 몸 안에 느껴진다.
- P165

탈수는 마치 불길한 숙명처럼,어두운 마음을 품은 밤의 여왕처럼 내 뒤를 쫒아왔다. - P166

달리고 있는 동안 몸의 여러 부분이 차례차례 아프기 시작했다. 오른쪽 허벅지에 한동안 통증이 오고, 그것이 오른쪽 무릎으로 옮겨가고, 왼쪽 허벅지로 다시 옮겨가고….… 하는 식으로, 몸의 각 부분이 번갈아가며 들고일어나서 자신들의 통증을 소리높여 호소했다. 비명을 올리고, 불평을 늘어놓고, 사정을 호소하고, 경고를 해댔다.  - P169

왜냐하면 "러너가 되시지 않겠습니까?"라는 누군가의 부탁으로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던 것이 아닌 것이다. 누군가로부터 "소설가가 되어주세요" 라는 부탁을 받고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이아닌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나는 내가 좋아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좋아서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다. 주위의 어떤 것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고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왔다. 설사 다른 사람들이 말려도, 모질게 비난을 받아도 내 방식을 변경한 일은 없었다. 그런 사람이 누구를 향해서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인가?
- P228

구름은 언제나 말이 없다 - P229

군더더기가 없는 아름다운 폼 - P240

가령 몇 살이 되어도 살아 있는 한, 나라고 하는 인간에 대해서 새로운 발견은 있는 것이다. - P246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장거리 러너인 것이다. - P25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