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 이후에 아는 분께 사정 얘기를 하소연했더니, ‘나무만 보려 하지 말고, 숲을 보라고 충고해 주었다. 나무와 숲을 함께 볼 능력이 있으면 좋겠으나, 능력이 모자라면 나무만 보는 사람도 있고, 숲만 보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이모자라는 능력을 보충하며 서로 돕는다면 좋은 사회를 이룰것 같다. 능력이 모자란 나는 나무라도 제대로 볼 작정이다.
- P19

비행기가 사고 나면 주검이 많이 훼손된다. 심지어 주검을찾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때는 어느 개인의 사망을 확인하는 일이 어려워진다. 물론 비행기 탑승자 명단을 보면 사망자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진한 사람도 있지만, 그 누구라도 주검 또는 주검의 일부라도 보지 않고는 사망을 진단하거나 선고할 수는 없고, 그러면 법은 어느 사람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다. 법은 이런 경우에 일단 ‘실종 신고‘를하도록 하고, 끝까지 죽음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으면 일정한 기간이 지난 다음에 사망신고를 받는다. 만약영화나 추리소설에서 보듯 다른 사람 이름으로 탑승하였다면 어떡하나?
- P26

‘죽음의 천사‘
재미있는 사건으로 요셉 멩겔레의 시체 확인이 있다. 멩겔레는 나치스 독일의 군의관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인체를 실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별명은 ‘Angel of Death 였다.
제2차세계대전 후에 멩겔레는 종적을 감춰,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롯한 연합국 쪽에서는 전범으로 멩겔레를 찾으려 무척애썼다.  - P27

코커시안(백인종) - P28

미국에서는 노상강도를당하고 (신체적 접촉은 없었음) 집에 돌아와 두 시간 만에 심장발작으로 사망한 노인을 타살로 진단하거나, 체포를 거부하고 도주하는 용의자를 쫓다가 심장발작으로 사망한 경찰을 타살로 결정한 예도 있다.
- P38

담배꽁초에 묻어있던 세포의 수가 워낙 적으니 추출한 DNA의 양도 검사하기에는 너무 적다. 따라서 추출한 DNA 가운데 검사할 부분을 증폭한다. 이를 PCR 기법이라 한다. 증폭한 DNA를 가지고 개인을 식별한다.  - P41

DNA지문 - P42

사람마다.다른 구조를 갖는 유전자 부위(遺座)를 보통은 10곳 이내,많게는 30곳 정도를 검사하는 것이 DNA 검사이다. 검사 결과로 증거물에서 나온 유전정보가 용의자와 같다면, 증거물로써 용의자를 범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 P43

주검이 부패하면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알코올이 검출된다. - P51

법의독물학의 대상 물질에는 사람을 죽게 하는 독극물은물론이고, 사고를 많이 내는 술 그리고 남용약물이 있다. 약물남용(drug abuse)이란 단순히 약물을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약물을 사용하여 감정이나 정서에 영향을 주려는 것(향정신성을 의미한다. 이처럼 감정이나 정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약물뿐 아니라 본드나 부탄가스도 사용하므로 이들을 통틀어 물질남용(substance abuse)이라고도 한다. 일반인들은 흔히 이와 같은 남용물질을 모두 마약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마약이란 말은 그다지 과학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용어이다.
- P53

의학에서 상처에 대하여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법의학이다. 물론 법의학에서 관심을 갖는 것은 상처의 치료가 아니라 상처가 생긴 원인, 상처가 생긴 과정, 상처가 전신에 미친영향, 그리고 그 결과이다. 법의학에서는 ‘상처를 남긴 다침‘을 손상(損傷, injury)이라 한다.
- P55

뇌, 폐, 심장은 생명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되는 기본 장기이다. 그런데 이 장기들은 모두 무언가에 싸여 있다. 뇌는 머리뼈에, 폐는 흉막(膜), 심장은 심(心)에 싸여 있다. 특히 뇌는단단한 머리뼈에 싸여 있어서 여유가 없다. 적은 양이라도 머리 속으로 출혈하면 머리뼈가 늘어나지 않으므로 그만큼 뇌는 압박을 받게 된다. 출혈에 밀려 뇌 조직은 머리뼈 쪽으로 밀린다. 뇌 조직은 매우 연하여 다치기 쉬우므로 쉽게 망가진다. 머리 속에서는 100gm 정도만 출혈이 있어도 사망할 수 있다.
- P57

몸 어디를 다치는 상처를 통해 균이 침범하여 자라면 결국패혈증 등으로 사망한다. 실제로 항생제나 상처 치료 방법이없던 시기에는 감염으로 사망하는 예가 매우 많았다. 예컨대 미국의 남북전쟁에 관한 기록을 보면, 손상 자체보다는 감염으로 사망한 예가 훨씬 많았다. 지금은 상처의 치료법이나 항생제가 개발되어 감염으로 사망하는 예가 줄었다. 감염으로 사망하기까지는 수일 또는 수개월이 걸린다.
- P58

자살할 때에 사람은 심리적으로 한 번에 치명상을 가하지못하고, 여러 번 시도하다가 실패하거나 또는 마지막으로 치명상을 가하여 사망한다. 이와 같이 치명상이 아닌, 자해로 생긴 손상을 주저(hesitation mark) 또는 미수 손상이라고 한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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