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책은 상품에서 찾을 수 없는 걸까.
이 작가의 책은 12월에 한 권 읽었다. <이 중 하나는 거짓말>
그리고 김연수 작가의 글에서 잠깐 나와 이름을 기억하는데, 이지수 작가의 산문집에도 이 작가의 글이 인용되었다.
그 작가의 산문이라기에 빌려온 <잊기 좋은 이름>
이지수 작가의 글에 인용된 글이 이 책에 나온다.
여유로운 살림이 아닌 작가의 어머니가 식당 홀에 피아노를 사주거나 특이한 그릇과 카펫을 주문하는 것을 추억하며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우리 삶에 생존만 있는 게 아니라 사치와 허영과 아름다움이 깃드는 게 좋았다. 때로 그렇게 반짝이는 것들을 밟고 건너야만 하는 시절도 있는 법이니까.˝
이 부분에서 이지수 작가의 책에서도 공감했듯 김애란 작가의 말에 공감하며 반성한다. 그러지 못한 나의 날들에 대해. 나의 삶에도 가끔은 그렇게 사치와 허영과 아름다움이 깃들수 있도록. 그것이 어떤 죄책감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살아야겠다. 때론 그런 아름다운 것들을 추억해야 할 시절도 있을테니까.
˝문학은 하나의 선을 편드는 문학이 아니라, 이제 막 사람들 앞에 선 당선자의 허영, 그 헛폼 안에조차 삶의 이면을 비출 수 있는 뭔가가 있다고 손들어주는, 여러 개의 팔을 가진 문학이었다. 그 팔 안에서 나는 여전히 실수하고, 깨닫고, 배우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전부 까맣게 잊어버릴 정도로 어리석어, 같은 실수를 다시 하며 살아간다. ˝
˝어딘가 틈이 많은 사람들. 그러나 가늘게 빛이 새어 나오는 문처럼, 문 안쪽 어둠을 가까스로 밀고 나와, 우리도 미처 몰랐던 마음의 테두리를 보여주고, 어느 땐 어둠을 극장으로 바꿔 주기도 하는. 그런 틈을 가진 인물들을요.˝
˝이따금 제겐 소설이 산처럼 느껴집니다. 제 앞에 떡하니 버티고 선에 대한 무엇처럼요. 그럴 땐 선배들이 그 산을 휘감고 도는 물처럼 다가오곤 합니다. 산속과 산 둘레, 그리고 바깥에서 편안하게 졸졸 흐르며 ‘조금 쉬어 가도 괜찮다‘라고 일러주는 시냇물처럼요. 성희 선배의 소설 또한 제게 말합니다. 산을 무서워하지 말라고,. 저 안에 살아 있는 것들이 많다고 산짐승도 있고, 야생화도 있고, 등산객이 버리고 간 재밌는 물건도 흔한 데다, 심지어 할 말 많은 귀신도 있다고요. 그래서 저는 종종 그 안에 발 담그고 목 축이며 정신을 차립니다.˝
작가가 좋아하는 작가 윤성희 작가를 표현하는 대목에서 나도 저런 선배가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에 글을 기록해본다.
˝이해란 타인 안으로 들어가 그의 내면과 만나고, 영혼을 훤히 들여다보는 일이 아니라, 타인의 몸 바깥에 선 자신의 무지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그 차이를 통렬하게 실감해나가는 과정일지 몰랐다. 그렇게 조금씩 ‘바깥의 폭‘을 좁혀가며 ‘밖‘을 ‘옆‘으로 만드는 일 아닐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