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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장 속의 인디언
린 리드 뱅크스 지음, 하정희 옮김, 박정량 그림 / 아롬주니어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내가 가진 작고 귀여운 인형이 어느 날 생명을 가진 존재로 바뀐다면? 신기하고 놀라운 일 앞에 미리 준비된 마음이란 있을 수 없기에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생길 때마다 신 나기도 하고 마음 졸이기도 하며 인형과 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 세상에 비밀이란 없는 법, 수많은 판타지 책에서 읽었던 것처럼내 의사와는 별개로 내가 간직한 보물을 누군가에게 들키면서 더 드라마틱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옴리는 생일 날 단짝 친구인 패트릭에게서 플라스틱으로 된 인디언 전사 인형을 선물로 받는다. 집안 곳곳에 플라스틱 인형이 있을 정도로 많은 인형을 가진 옴리로서는 패트릭의 선물이 성에 차지 않는다. 인디언 인형은 형에게 받은 수납장 속에 넣고, 엄마가 찾아주신 수납장에 맞는 열쇠로 문을 잠가버린다. 그런데, 열쇠를 돌리는 순간 플라스틱에 생명이 깃들어 인디언 인형이 진짜 사람이 된다.
신기한 마음에 조심성 없이 인디언을 다루던 옴리는 인디언이 진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인격적으로 대하게 되고 금세 친해진다. 이렇게 엄청난 비밀을 안게 된 옴리는 누군가에게 비밀을 털어놓고 싶어 참지 못하고 인형을 선물한 패트릭에게 말을 하게 된다. 사실을 안 패트릭이 생명을 불어 넣는 수납장과 열쇠를 이용해 플라스틱 카우보이 인형을 사람으로 만들고 이로 인해 적대적 관계인 인디언과 결전을 벌이는 등 크고 작은 소동을 벌어져 아찔한 순간도 생긴다.
비록 작은 생명체이지만 인디언과 카우보이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은 옴리와 패트릭은 아직 어린 자신들이 어른인 인디언과 카우보이를 잘 돌볼 수 없음을 알고 다시 플라스틱 인형으로 되돌려준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자신들이 아끼는 인형을 상대로 살아있는 존재인 것처럼 말을 걸고 먹을 것을 나누며 정성을 다해 보살피는 것을 볼 때면 아이들이 천사란 생각이 든다. 때론 모든 것을 함께 하려고 해 귀찮아서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단순한 장난감으로 치부해버릴 때가 있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라고 어른이 되지만, 사실 아이들이 친숙하지만 생명이 없는 존재를 사랑하고 보호하는 그 마음을 어른들이 이해해주고 잘 이끌어줬다면 아이들이 훨씬 더 인간적이고 이타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수납장 속의 인디언’은 어릴 적에 지녔던 순수한 마음과 우정, 생명존중 등 다양한 감정과 덕목을 함께 엿볼 수 있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