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먹는 두꺼비
송현승 지음, 장동일 그림 / 아롬주니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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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다 천 원짜리만 주워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면서 주위를 둘러보며 고민에 빠지는 나는 복권에 당첨되어 수천, 수억 원이 내 수중에 들어온다고 상상만 해도 그걸 어찌 쓸지 엄두가 나지 않아 내 생애 1,2등의 행운은 빗겨가기를 바라는 왕소심쟁이다. 하물며 살아있는 전설의 금두꺼비가 내 앞에 나타난다면?

 

태어날 때부터 퀴퀴한 헌책 속에서 살아온 둥지는 아빠가 운영하는 헌책방에서 책 속 글을 먹고 자라는 금두꺼비를 만나며 기쁨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제목이나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 금두꺼비가 그려진 이상한 그림책을 발견한 후, 이 두꺼비가 예사 두꺼비가 아니며 두꺼비를 찾으면 사례하겠다는 낯선 할아버지의 방문 이후 두꺼비 그림책에 집착을 하는 아빠도 너무 낯선 둥지. 혼자만 알고 있는 이 비밀이 부담스러운 둥지는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금두꺼비를 함께 지켜내려고 한다.

 

 

 

힘들게 책방을 꾸려나가는 아빠도 안타깝지만, 금두꺼비를 찾는 할아버지 손에 두꺼비가 들어가면 앞날이 어찌될지 두렵기만 한 둥지. 결국 아빠를 설득하지 못해 금두꺼비는 할아버지 집으로 팔려가고, 얼마 후 할아버지 집 서재에서 금두꺼비가 사라지고 만다. 둥지와 두꺼비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다는 걸 아는 어른들이 둥지에게 두꺼비를 찾아달라고 해 할아버지 집 서재를 찾았을 때 다른 사람들 몰래 둥지의 다리에 매달린 금두꺼비를 몰래 데리고 나와 자연으로 돌아가게 해준다.

 

‘두꺼비의 하루’라는 그림책 속 두꺼비 부부에게서 돌연변이로 태어난 금두꺼비의 이야기는 말도 되지 않는 엉뚱한 이야기 같지만, 세상에는 우리가 알지 못해도, 이해하지 못해도 수많은 일들이 생기곤 하니 그저 마음만 열면 얼마든지 금두꺼비는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다.

 

글자를 먹으며 몸을 키우고, 배설물로 글자를 쏟아내는 두꺼비가 있다면 정말 얼마나 신기할까? 사람처럼 몇 개의 단어를 꽤 정확하게 발음하는 코끼리가 세상의 관심을 받았던 것처럼 두꺼비 역시 세상 사람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살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넓은 들을 누비던 코끼리가 우리 안에서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을 짐작할 수 있듯이 두꺼비 역시 두꺼비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디여야 하는지는 금세 답이 나온다.

 

물질 만능의 시대를 살며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물건으로 인한 부족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요즘, 감성도 그렇게 메말라가기 쉬운데 신비로운 금두꺼비와 교류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신선하다.

 

딸아이에게 만약 살아있는 금두꺼비를 만나게 되면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어보니, 너무 징그러워 키우지는 못하고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의 작가는 왜 글자를 먹는 신비한 동물로 두꺼비를 택했을까? 지혜와 복을 상징하는 동물이라 그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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