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바이올린
헤수스 발라스 지음, 베아 토르모 그림, 유혜경 옮김 / 아롬주니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일상적인 소통에는 문제가 없지만 심금을 울린다는 좋은 음악 쪽으로는 열리지 않는 귀를 가지고 있기에 음악을 통해 영혼이 쉼을 얻고, 삶에 여유를 가지며 마음에 평안을 얻는다는 것을 머리로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음악에 미쳤다거나 심취했다는 사람들을 보면 은근히 부러워하는 나. 이웃 언니의 아들이 공부에 대한 동기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학교 친구와 선배가 주축이 된 밴드에서 키보드 치는 것에 대한 불안을 토로했을 때, 게임이나 오토바이, 술 등에 취한 게 아니라 음악에 취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해 줄 수 있었나 보다.


음악으로 소통하는 세상을 꿈꾸는 책 ‘한밤의 바이올린’의 주인공 소년 안드레이는 이제 겨우 열 한 살이지만, 바이올린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과 열정을 지녔다. 곤궁한 삶 속에서 유일하게 낙이 되고, 희망이 되어 주는 바이올린 덕분에 조국 우크라이나를 떠나 스페인에서 불법 체류자가 되었어도 좌절하지 않는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엄마와 누이를 데리러 우크라이나로 떠난 아버지 때문에 혼자서 20여일을 보내야 하는 안드레이는 늘 품에 안고 있는 바이올린이 있고, 비록 선생님은 없어도 라디오를 통해 들은 음악을 따라 연주하고, 청중은 없어도 자신의 바이올린 연주를 좋아하는 강아지 한 마리가 있기에 두려움과 외로움을 견뎌낸다.


어린 천재 음악가라 불리는 소년을 동경하면서, 그 소년이 대형 무대의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음악회를 망쳐버리는 것을 보면서도 소년의 처지를 이해하고 도와주려는 그 마음씨가 아름답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매 순간을 열정으로 채우는 그 모습이 대견한 안드레이.


비록 아버지의 그릇된 행동으로 인해 손에 넣은 바이올린 덕분에 스승을 만나고, 마음으로부터 안드레이를 응원하는 수많은 후원자를 얻게 되지만, 그 바이올린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게으름을 모르는 안드레이의 열정은 분명 빛을 발했을 거라 생각된다.


내년 연말이면 우리나라도 선거로 인해 온 나라가 들썩일 텐데, 비싼 돈을 들여서 가는 연주회가 아니더라도 음악으로 화합하고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시를 꿈꾸었던 아뉴리 시의 시장이 음악도시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것처럼, 대통령 후부나 국회의원 후보들이 온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아름다운 선거 공약을 내걸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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