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두루미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25
이연실 글.그림 / 봄봄출판사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지난 6월 한 달간 의도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6∙25전쟁을 소재로 한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호국보훈의 달이라 이와 관련한 글쓰기와 책읽기, 그림그리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나라를 위해 애쓰셨던 고마운 분들을 잊지 말라는 행사를 가졌다. 나 역시 전쟁을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친정아빠로부터 들은 이야기와 지금도 전쟁을 치루는 머나먼 나라의 소식을 인터넷과 신문을 통해 접하면서 모골이 송연해지기에 지금 누리고 있는 평화가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전쟁은 단순히 인간의 삶만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땅과 하늘을 터 삼아 사는 모든 동식물과 인류의 찬란한 문명마저도 초토화시키는 것이기에 어떤 이유로도 무시무시한 전쟁의 피해가 다시 이 땅을 범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낱 말 못하는 날짐승이라고만 여겼던 철새도 우리 땅 철원에서 전쟁을 겪고 부모형제를 모두 잃어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어른이 된 어느 날, 철원의 전쟁터에서 부상을 당했지만 살아 돌아온 두루미에게서 전쟁이 끝났다는 소리를 듣고 그해 가을에 가족을 이끌고 다시 철원 땅으로 돌아온 두루미. 그곳에서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자신과 꼭 닮은 잃어버렸던 형을 찾고는 하늘로 힘껏 날아오른다.


맑고 푸른 하늘을 힘차게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도 이 두루미와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60여년을 이산가족으로 살면서 가슴에 맺힌 한을 풀지 못하는 사람들, 두고 온 고향 산천을 꿈에도 그리는 사람들, 이런 분들의 한을 그대로 대물림 받은 사람들 모두에게 이토록 아름답게 하늘을 날아오르는 두루미의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는지.


딸아이가 책을 읽고는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그깟 전쟁, 빨리 남북을 통일하면 되잖아. 내 꿈은 북한 친구와 베프(절친한 친구)가 되는 거야. 솔직히 한민족끼리 싸운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6∙25전쟁 전에는 모두가 평화롭게 살았는데 어른들이 그걸 기억했으면 좋겠어. 어른들은 우리보고 뭘 모른다고 하지만 우리가 볼 땐 어른들이 더 몰라. 어른들은 쉽게 화해하는 법을 모르거든. 어른들도 우리처럼 똑똑해졌으면 좋겠어.”


정말 쉽게 화해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혹자는 요원하다고도 하고, 혹자는 독일 통일처럼 갑자기 닥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때가 언제든 우리 국민 모두가 두 날개를 활짝 펼쳐 날아오르던 두루미처럼 서로를 반겨줄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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