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하하하 재미있는 우화 ㅣ 저학년을 위한 마음상자 8
베르타 가르시아 지음, 글마음을 낚는 어부 옮김 / 예꿈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작년 가을, 인근의 어린이도서관에서 책 잔치를 할 때 고대영 선생님이 초대강사로 오셔서 만나볼 기회가 있었다. 편집자로 일하시면서 선생님의 아들과 딸을 키우며 느끼는 감동과 재미난 일상을 그림책으로 펴내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그림책 작가가 되면 어떨까 하는 꿈을 꾸게 되었다.
첫 그림책을 낼 때부터 지금까지 그림을 그려주신 김영진 선생님이 캐릭터를 동물로 설정하고 손톱 스케치를 완성해 가져오셨을 때 선생님의 아이들이 동물의 모습으로 표현되는 게 마음에 걸려 다시 작업을 하셨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하시면서 “왜 어린이 그림책의 캐릭터로 동물이 많이 등장할까?”라는 질문을 던지셨다. 어른들과 달리 사고가 유연한 아이들에게 동물은 무척 사랑스러운 존재이기에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동물이 나왔을 때 더 선호하게 되고 이야기에 몰일할 수 있으며, 하늘을 날거나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바다를 헤엄칠 수 없는 사람처럼 행동에 제약이 덜한 동물들이 더욱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랬나? 어릴 때 교과서에서 읽었던 이야기 중 생각나는 것들의 대부분은 동물이 등장하는 것이었다. 지금도 가끔 이솝 우화를 꺼내 읽을 때가 있는데, 워낙 담긴 이야기가 많아 아주 유명한 이야기를 제외하면 새로 읽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읽을 때마다 주는 교훈이 남달라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고 멀리하지 못한다. 단, 우리 집에 있는 책이 출판된 지 20여 년 가까이 되어 글자체도 수동 타자 글씨 같고, 그림 없이 글밥만 있는 책이라 아이에게 보여주기엔 망설여졌는데, 마침 예쁜 그림책이 나왔다.
「우하하하 재미있는 우화」는 이솝우화에 나온 이야기 중에서 25편을 선정해 새롭게 구성한 그림책이다. 거의 대부분 펼쳤을 때 양쪽 면에 한 가지 이야기가 담겨있고 이야기에 알맞은 그림을 그려 넣어 그림책이라고 하기엔 좀 길고, 동화책이라고 하기엔 그림책 분위기가 많이 풍긴다.
거의 대부분 원작에 충실한 편이지만 몇몇 이야기의 끝은 현대의 생활이나 가치에 맞게 각색한 부분도 있어서 기존에 출판된 단행본들과 비교하며 아이와 함께 같지만 다른 결말에 대해 이야기를 꾸며보기도 하고, 그림을 보여주지 않은 채 이야기만 들려주면서 연상되는 그림을 그려보는 활동을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새빨간 책표지가 매력적인 이 책은 길지 않은 이야기이기에 아이와 같이 앉아 서로 읽어주기에도 부담이 없어서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