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7가지 놀라운 생각들
글렌 머피 지음, 하정임 옮김, 정갑수 감수 / 다른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핸드폰으로 맞춰놓은 알람시계가 울리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거실의 불을 켜고 컴퓨터 전원을 켠 다음 냉장고 문을 열고 아침식탁에 차릴 반찬들을 끄집어낸다. 보온밥통의 밥은 금방 색이 변하고 냄새가 나서 처분한지 오래되어 죽 그릇에 담아놓은 찬밥도 꺼내어 전자레인지에 넣고 데운다. 끓여놓은 국이나 찌개가 있으면 가스레인지 위에 올리고 달걀 프라이나 찜을 한다. 중간 중간 인터넷에 접속해 오늘의 날씨가 어떤지, 밤새 어떤 기사가 올라왔는지 확인하면서 식사 준비가 얼추 끝나면 남편을 깨운다. 난방 효과가 떨어지는 집에서 살기에 필수품인 전기 매트의 전원을 이때 꺼놓지 않으면 하루 종일 켜놓는 실수를 하기에 꼭 챙겨야 하는 일 중의 하나가 전기매트의 전원 끄기다. 남편의 아침 식사가 끝나면 아이 차례. 아이를 깨우면서 역시 전기 매트의 전원을 확인하고 끈다. 배앓이나 호흡기 질환에 자주 걸리는 아이를 위해 이미 끓인 물을 살짝 데우는데, 또 전자레인지가 수고해 준다.


새벽에 일어나서 남편과 아이가 집을 나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2시간여. 이 시간 동안 전력공급에 이상이 생겨버린다면 하루의 시작이 얼마나 엉망일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렇게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된 에너지. 이 에너지가 어떻게 만들어져 각각의 가정이나 회사 등 필요한 곳으로 송전되는지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에 알아보고자 노력해 본 일은 없다. 단지,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과 자원의 고갈, 환경오염 등으로 전 지구적인 문제가 되어 에너지 사용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개인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은 가급적 노력하고 있다.


과학자들이나 사회의 흐름을 총체적으로 보고 계획하는 사람들은 늘 미래를 내다보고 발생할 수 있는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미리 그 해결책을 강구하려 애쓴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지난 동일본 지진해일로 인해 원자력 발전소가 결코 안전한 에너지원이 아니라는 것을 각종 매체를 통해 접하면서 전력의 40% 가량을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갑자기 두렵게 다가오며 앞으로 에너지 대란이 생기면 어떻게 살아야하나 막막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불안한 생각 속에서도 한쪽에서는 전문가들이 원자력을 대신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체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생각으로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킨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수세기에 걸쳐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자연이 드러내지 않는 비밀스러운 것들을 포기하지 않고 찾아낸 역사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적 호기심 덩어리라 할 수 있는 인간은 날개도 없으면서 하늘을 나는 방법을 고안해냈고, 지구 안에서만 비행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로 진출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물의 종이 어디에서 유래했고 어떻게 진화했는지도 밝혀냈다. 증기기관과 기계의 발명으로 이루어진 현대의 물질문명, 상상을 초월하는 에너지를 공급하기도 하지만 무시무시한 무기가 되기도 한 원자력, 가장 무서운 재앙으로 알려진 지진과 화산이 발생하는 원인, 급격하게 생활 방식을 바꾸게 만들어준 전기의 발견 등을 통해 세계의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간략하게 보여주는 「세계사를 바꾼 7가지 놀라운 생각들」만 보더라도 하루하루를 너무 비관적으로 사는 것 보다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무엇이 모두를 위해서 최선이 되는가를 한 번씩 헤아려보고 행동한다면 먼 훗날, 이러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도 세계사를 바꾼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하는 재미있는 생각도 해보았다.


더불어 세상을 살면서 찬찬히 보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 깨달았기에 오늘도 귀찮다고, 피곤하다고, 머리 아프다고 생각하는 것을 기피하는 내게 ‘생각하며 살자’라는 기특한 결심도 하게 만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