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되는 그리스로마 신화 공부가 되는 시리즈
글공작소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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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무소불위의 능력과 위엄을 갖추어 보통 사람들은 가까이 할 수 없는 신의 존재가 아닌 인간의 모습과 감정, 행동양식을 보여주어 수천 년 전부터 수없이 많은 시인과 작가, 화가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이 사실 자체만으로도 신화적이라 할 수 있는데, 그리스로마 신화의 영향은 과거에 그치지 않고 현재에도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문학작품과 조각, 그림 등에 녹아있는 그리스로마 신화는 워낙 유명해서 살면서 누구나 한두 번쯤은 접해보았을 것이다. 단지 그 작품 속에 담긴 신이나 그에 얽힌 이야기는 알지 못할 뿐인데, 우연한 기회에 이들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해 듣다 보면 어찌나 실감나고 재미있는지 푹 빠져들게 된다.



여기에 인간의 심리나 두드러진 사회현상을 빗대어 이야기할 때 마치 속담처럼 인용되는 그리스로마 신화 이야기가 어쩌면 그렇게 상황에 딱 들어맞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예를 들자면 불가능에 도전하는 인간정신을 나타내는 고사성어로 ‘프로메테우스의 불’을 든다. 신화 속에서 인간에게 가장 고마운 존재를 꼽으라면 ‘프로메테우스’를 들 수 있는데, 신의 노여움을 예측하고도 인간에게 불을 선물하고 그로 인해 쇠사슬에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형벌을 받았던 것을 비유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해 능률이 더 오르고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말하는 ‘피그말리온 효과’도 자신이 만든 조각상에게 마음을 빼앗긴 피그말리온이 아프로디테에게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지길 기도하면서 조각상이 진짜 인간이 되어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신화에서 비롯된 말이다.



이 뿐만 아니라 아버지를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적대시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옳은 말이지만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는 ‘카산드라의 예언’, 뜻밖에 생긴 나쁜 일이나 인간의 욕심으로 일을 그르칠 때 사용하는 ‘판도라의 상자’ 등 우리 삶과 관련하여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는 것들이 무수히 많다.



작년 1월 4일, 예기치 못했던 폭설로 인해 끔찍한 교통대란이 일어났을 때 나는 단지 앞에 쌓인 눈을 쓸어내며 무척 힘들어했다. “아이고, 해도 해도 끝이 없네.” 하며 허리를 두드리니, 옆에서 눈 놀이를 하던 딸아이가 “페넬로페의 베짜기라고 할 수 있지.”하며 알 수 없는 소리를 했다. 무슨 뜻이냐 물었더니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읽었다며 페넬로페와 오디세우스에 얽힌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낮에는 베를 짰다가도 밤이 되면 베를 풀어 남편을 기다렸던 페넬로페, 때문에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을 앞에 두었을 때 쓰이는 고사성어가 되었다는 것이다. 초등 1학년 겨울 방학에 있었던 일이었으니, 한참 어린 나이인데도 그리스로마 신화와 관련한 고사성어를 적시에 사용하는 걸 보고 놀라며 뿌듯해했던 것도 생각난다.


공부가 되는 그리스로마 신화」, 굳이 제목에 ‘공부가 되는’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아도 인생 공부가 될 것 같은 이야기가 가득 담긴 이 책에는 거장들이 그린 신화 그림과 신화와 관련한 고사성어나 사회현상들이 수록되어 있다. 딸아이보다 먼저 읽으며 재미있어 하니 무척 궁금했나보다. 계속 어깨너머로 기웃대는 모양이. ^^


얼마나 재미있는지 너도 한 번 읽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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