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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주고 싶어요
알리스 브리에르 아케 지음, 김현좌 옮김, 셀리아 쇼프레 그림 / 봄봄출판사 / 2010년 10월
평점 :
아이에게 엄마의 존재는 얼마만큼 클까? 혹자는 ‘아이에게 있어서 엄마란 신과 같다’하여 ‘모신’이라고 했다. 몸집으로 따지면 아빠보다도 작고, 세상 밖으로 나와 보면 더 큰 사람도 많지만, 아이가 느끼는 엄마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크고 안전하며 포근한 사람이다. 또래와 함께 어울리며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는 사춘기 이전에 엄마는 이렇게 완전한 존재가 된다.
그래서일까? 한 없이 크고 부드러운 엄마에게 작은 아이는 엄마에게 드리고 싶은 선물로 밤하늘을 밝히는 달만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아름답고 지혜로운 엄마를 더 빛나게 해 줄 달을 따기 위해 작은 아이는 아빠와 사촌들, 이웃, 마을을 지나는 이들 모두의 도움을 받지만 하늘 높이 떠 있는 달을 딸만큼 높이 오르지 못한다.

작은 아이는 실망감을 누르지 못하고 길을 떠난다. 걷고 또 걸어 마음이 가라앉았을 때 아이는 다시 한 번 달을 따고자 도전한다. 세상 구경을 하며 한층 자란 아이는 드디어 소원하던 달을 얻고, 자신을 도운 많은 이들에게 달 조각을 선물하고도 여전히 아름다운 초승달을 엄마에게 선물한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하늘의 달도 별도 따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처럼 아이 역시 엄마를 위해서 꼭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그래서 아이의 선물이 더욱 값지고 소중하다는 것을 예쁜 그림과 함께 잘 나타내 주고 있다.
품앗이로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딸아이의 친구랑 조카와 함께 이 책을 읽고 엄마에게 선물을 준다면 어떤 선물이 좋겠냐고 물으니 그 종류가 너무 많다. 신문과 잡지에서 선물하고 싶은 물건을 골라 붙이게 하니 예쁜 주방과 신발, 옷, 몸에 좋은 음식과 과일, 자동차, 시계 등 그 마음이 차고 넘쳐 무척 분주했다.

딸아이는 엄마가 좋아하는 사과라며 선명하고 예쁜 빛이 도는 사과 사진을, 초등 3학년인 조카는 엄마가 늦둥이를 임신하셨기 때문에 우유를 많이 드셔야 한다며 우유를 붙인다.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한 것들이지만 엄마를 생각하는 그 마음이 너무도 예뻐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고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