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방통 분수 신통방통 수학 3
서지원 지음, 박희경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엄마, ◯◯는 되게 이상해.

나는 수학 65점 맞았는데도 울지 않는데,

달랑 두 문제 틀렸다고 막 운다, 진짜 이상하지?”

 

이런 말을 들을 때면 평소 좋아하지 않는 통탄의 감탄사인 ‘헐!’이 절로 튀어나온다. 공부 안 해도 1, 2학년 때는 다 90점, 100점 맞는다 하기에 주변의 극성스런 분위기에서도 꿋꿋하게 “이때 아니면 언제 놀아? 실컷 놀아.”했는데 65점이라니... 성적에 크게 비중을 두지 않으리라 마음으로 그렇게 다짐을 했는데도 가슴이 마구마구 쓰리다.

평상시 수에 대한 감각을 키워준다고 자연스럽게 수학적 용어나 원리를 생활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을 주제로 이야길 나누었기에 만 자리 이상의 수도 읽고 쓰며, 용돈기록장 기록도 제법 깔끔하게 해 놓아 그까짓 2학년 수학이야 했던 게 문제였다. 아이가 아는 건 아는 것일 뿐, 시험문제 유형을 접해보지 못한 딸아이에게 수학시험은 쉽게 오르지 못할 벽이었던 것 같다.

「신통방통 분수」의 주인공인 만호도 우리 아이처럼 시험점수에 크게 연연하지 않지만, 빵가게 하는 집이라 매일 빵점만 맞는다며 놀리는 아이들의 말을 듣고 화가 난 엄마의 강요로 꼼짝없이 수학 백 문제를 풀어야 한다.

“수학은 아주 못돼 먹은 어른이 만든 걸 거야!  

어린이를 괴롭히는 걸 즐기는 고약한 악당일 거야.”

 

수학에 대한 원망만 잔뜩 쌓이고 문제는 풀리지 않아 연필만 깨물던 만호는 며칠 전에 놀이터에서 주운 휴대폰이 울리자 깜짝 놀란다. 더군다나 전화를 건 상대가 100년 후 미래에서, 그것도 자신의 아들이라 주장하는 할아버지였으니 만호는 이를 믿어야할지 말아야할지 분간이 안 간다. 그렇지만 만호가 썼다는 일기까지 읽어주고 할아버지의 조부모 이름이 만호의 부모님 이름과 동일하다는 것을 알고는 믿지 않을 수가 없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자 미래의 아들에게 수학 지도를 받은 만호는 만년 빵점에서 탈피하게 되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신통방통 분수 천재’로 인정받게 된다.

작년에 서지원 작가의 ‘신통방통 곱셈구구’를 읽으면서 까다로운 수학을 참 재미있게 이야기로 잘 이끌어가는구나 생각했는데, 「신통방통 분수」역시 아이들이 읽으면서 분수의 원리를 깨우쳐 갈 수 있도록 쉽고도 재미있게 쓰였다. 원리와 함께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재료를 같은 크기로 나누고 분수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 ‘수학이 참 쉽구나!’ 하는 깨달음이 절로 일 것 같다.

원리를 안다고는 하지만 익숙해질 만큼 자주 접하지 못한 딸아이에게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도 배웠다. 2학년 기말고사가 며칠 남지 않은 지금, 먼저 이 책을 함께 읽고 만호가 했던 것처럼 다양한 분수의 예를 주변에서 찾아보며 수학놀이에 빠져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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