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팅크 2 - 불만제로에 도전하다
메간 맥도날드 지음, 신은랑 옮김, 피터 레이놀즈 그림 / 예꿈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엉뚱하긴 하지만 그다지 약지 않은 누나의 장난으로 그저 굴러다니는 돌 중 하나일 뿐인 것을 ‘달돌’이라며 사람들에게 팔아 용돈을 불리던 그 때부터 알아봤다(주디무디 시리즈의 1권). 항상 누나한테 당하는 거 같지만, 마지막에 웃는 이는 늘 스팅크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스팅크는 영악하다. 그러니까 뭐가 자신에게 유익하고 유익하지 않다는 것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알아차린다고나 할까?

취미 한 번 독특하기도 하지. 세상에, 숙제를 재미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우리 딸은 그저 학교에 가서 책상에 앉아 있는 모습만으로도 대견하고 예쁜데, 스팅크는 시켜서 하는 법이 없이 늘 알아서 그것도 즐겁게 숙제를 한다. 수업시간에 배운 것을 활용하는 것도 빼먹을 수 없는 재미. 그래서 한 살 위인 누나 주디와 언어유희를 나누는데 있어 조금도 막힘이 없다.

학교에서 배운 편지쓰기를 제대로 실습할 기회를 맞게 된 스팅크. 한 입에 들어가지도 않는 ‘턱뼈가 와자작 지구별 왕사탕’을 사서 일주일 내내 핥아 먹고 빨아 먹었어도 그대로인 턱 때문에 기분이 나빠진 스팅크는 사탕회사에 편지를 쓴다.

“아무래도 왕사탕에 문제가 좀 있는 것 같아요. 큰 것 하나를 다 먹어 치울 때까지 내 턱뼈가 전혀 부서지지 않았거든요. 와자작 부서지기는커녕 괜히 왕사탕 때문에 저녁 먹다가 엄마 아빠께 꾸중 듣고요, 혓바닥이 새파랗게 물들어서 도마뱀 같다고 놀림만 받았어요. 내 생각에는 왕사탕의 이름을 바꾸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세상에서 제일 큰 ‘먹는 크레용’이라고요!”

이 편지를 보낸 후 스팅크에게 기적 같은 일이 생긴다. 사탕회사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사탕 21,280개를 보내왔기 때문이다. 이 일로 재미를 붙인 스팅크, 완벽하지 못한 주변의 사물을 둘러보고 편지를 쓰기 시작해 하나씩 보상을 받다가 제동이 걸리는데...

부모님은 스팅크의 행동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편지쓰기를 그만 둘 것을 명령하고, 여러 회사에서 오는 우편물에 가려 가장 친한 친구 웹스터의 생일파티 초대장을 확인하지 못해 우정에 금이 가고 만다. 결국 친구가 공짜 선물보다 훨씬 더 좋다는 것을 깨달은 스팅크가 아빠의 도움으로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나도 휴가지에서 봉지가 터진 채 포장이 된 즉석식품 때문에 제조회사로부터 사과의 표시로 그 회사가 출시한 여러 가지 제품을 받아보기도 했고, 수입의약품이 불량이어서 항의했다 담당직원으로 인해 더 화가 치밀어 대표이사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 비슷한 제품을 여러 개 다시 받아 본 일이 있다. 이때, 마음 한쪽은 공짜로 받은 물건 때문에 기분이 좋으면서 다른 한쪽은 진짜 그럴 의도가 없었음에도 왠지 공짜를 바라고 행동한 것으로 비춰질 것 같아 께름칙한 기분이 들었다.

소비자가 불만 제로 상태인 것도 좋지만, 사람이 하는 일에 완벽함이란 있을 수 없으니 조금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을 기본으로 깔고 잘못된 점을 지적한다면 분명 회사도 소비자도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아마 스팅크도 황홀함과 비참함이 오가는 사건 속에서 이를 충분히 느꼈으리라 생각되는데...

어때, 스팅크! 내 말이 맞지? ^^

다음 ‘발 냄새 대장 나가신다!’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된다.  

- 주디의 팬이었다가 이제 스팅크의 팬도 된 얼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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