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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쟁이 아기 괴물
완다 가그 글.그림, 정성진 옮김 / 지양어린이 / 2010년 7월
평점 :
천사 같은 아이들이 괴물로 변하는 건 순식간이다. 때때로 나이에 걸맞지 않는 어른스런 말과 행동으로 어른들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하다가도, 별것도 아닌 일에 틀어지면 대책 없이 떼를 부리고 미운 말과 행동을 하는 통에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해 엄마마저 마녀로 만들고 마는 심술쟁이 아기 괴물들.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파악하고 화내지 않으면서 아이들 역시 아프지 않게 설득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 그저 놀라울 뿐, 늘 ‘잠깐’을 참지 못해 아이와 덩달아 기분 나쁜 감정과 어긋난 대화를 잘라내지 못해 안타까울 때가 태반이다.귀엽지만 때때로 말도 안 되는 일로 평상심을 잃게 만드는 세상의 아기들에게 읽어주면 좋을 만한 정말 귀여운 그림책「심술쟁이 아기 괴물」을 보면서 ‘우리 집에도 이 아기 괴물이 살고 있는데...’ 하며 공감을 했다.
산속 동물들에게 맛있는 먹이를 차려주기 좋아하는 착한 난쟁이 할아버지 앞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손님인 아기 괴물. 배가 고프다며 먹을 것을 원하면서도 할아버지가 다른 동물들을 위해 열심히 만드신 도넛과 씨앗 푸딩, 양배추, 치즈는 모두 싫다고 한다. 아기 괴물이 먹고 싶은 건 멋진 인형들 뿐. 아이들을 사랑하는 할아버지는 아기 괴물이 인형을 먹어버리면 인형을 잃고 슬퍼할 아이들 생각에 눈물을 뚝뚝 흘리다가 아기 괴물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묘책이 떠오르는데...
아기 괴물의 아름다운 꼬리와 눈썹, 등에 돋아난 파란 볏들을 더 잘 자라게 해주고 멋지게 해줄 ‘점-질’이란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점-질’의 재료라야 산속의 동물들에게 만들어주는 음식재료일 뿐이지만, 이를 모르는 아기 괴물은 난쟁이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시는 ‘점-질’을 먹고 무럭무럭 자란다. 할아버지도 인형을 잃고 슬퍼하는 아이들이 없어 행복하고, 아기 괴물도 자신의 자랑거리인 볏과 꼬리가 무럭무럭 자라니 행복하다.
아이들의 말도 안 되는 트집이나 떼에 어른의 잣대와 권위로 눌러버리거나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먼저 아이에게 해당되는 칭찬을 해주고, 근본은 무시하지 않되 아이와 어른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 같아 글이 얼마 되지 않는 그림책임에도 묵직한 느낌을 받았다.

더군다나 이야기를 쓴 작가 완다 가그가 그린 그림 역시 매력적이다. 난쟁이 할아버지는 아기들이 입는 우주복 같은 의상을 걸치고, 산타 할아버지와 같은 풍성한 수염이 있어 내가 보아도 참 사랑스럽다. 여기에 심술쟁이라 하지만 그저 귀엽게만 보이는 아기 괴물 역시 ‘괴물’하면 떠오르는 무시무시한 이미지가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 그만이다. 인형을 먹겠다고 떼를 부리는 아기 괴물의 마음을 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함께 이야기 나누며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