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개성파 주디 무디 4 - 난 훌륭한 의사가 될 거야! 톡톡 개성파 주디 무디 4
메간 맥도날드 지음, 피터 레이놀즈 그림 / 예꿈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어 좋은 점은 무수히 많다. 알지 못하는 세상을 간접 경험하기도 하고, 새로운 지식을 쌓는 등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요즘 내가 경험한 바로는 책이 ‘위로’의 몫도 톡톡히 해내기에 이 역시 책이 갖는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크고 작은 어려움도 책을 통해 해결하는데, 서로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아이만 유독 이상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가슴을 쓸어내리는 때가 많다.

장래희망이 최초의 여의사였던 엘리자베스 블랙웰처럼 훌륭한 의사인 톡톡 개성파 주디 무디가 「난 훌륭한 의사가 될 거야!」로 찾아왔다. 1권과 2권을 재미있게 읽었던 게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4권이 나오고 곧 5권 출간을 앞두고 있다해 놀랐다.

딸아이가 2주일 전쯤부터 두 번이나 넘어져서 무릎과 팔꿈치를 많이 다쳐 간단한 샤워만 하다 어제는 맘먹고 때를 벗기는 목욕을 했더니, 완전 지우개다. “에고, 지저분해라”를 연발하며 열심히 때를 미는 족족 아이는 신이 나서 그 때를 모은다. 지저분하게 무슨 짓이냐 해도 들은 체도 안한다. 목욕을 다 마치고 때를 모아 뭉친 작은 구를 눌러서 거울에 붙이며 신기해하는 아이를 지켜보며 어이없는 웃음만 흘렸다. 이 뿐인가? 나아가고 있는 상처의 딱지가 떨어지면 그것도 버리지 않고 한 곳에 모아둔다. 그냥 버리라고 하면 이것도 ‘내 몸의 일부’라며 당당하게 외치고 자신의 보물상자로 가져가는 데 정말... 실은 얼마 전에 떼어 낸 티눈 붙은 피부조각도 가지고 있다. 에구구...  

그런데 우리 딸 같은 아이가 또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바로 주디 무디. 토드 선생님이 진행하는 ‘우리 몸 알아보기 프로젝트’에 대한 계획을 세우면서 주디 무디가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여러 개 적은 것 중 하나가 ‘상처 딱지 모은 것을 가져다가 보여 주기’다. 이 부분에서 가슴을 쓸어내리며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주디 무디는 프로젝트 수업을 준비하면서 동생 스팅크의 배꼽(나도 딸아이의 배꼽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 아기 때 깎아놓은 손톱과 발톱도. 그러고 보면 나 역시 같은 과인가?)을 몰래 가져다가 반 친구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엘리자베스 블렉웰이 되어 호박을 가져다 수술 장면을 보여준다. 과정이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수술할 때의 주의사항이나 순서에 대해 설명하고 절개와 봉합까지 하는 모습은 꽤 진지해 아이들과 선생님의 공감을 자아낸다.

또, 주디 무디가 편도선염에 걸려 오랫동안 학교에 가지 못했을 때 느낀 것처럼 환자에겐 좋은 약도 중요하지만, 따뜻한 가족과 친구들의 존재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깨닫는 장면에서 의사가 의학적 지식과 기술 외에 꼭 갖춰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준다.

주디 무디처럼 의사선생님이 꿈인 딸아이도 요즘 자신의 상처를 치료할 때 사용하는 소독약과 붕대, 반창고 등을 엄마 몰래 꺼내서 동네 아이들을 모아 놓고 자신이 진짜 의사선생님인양 치료하며 구급약품을 바닥내는 것을 보며 ‘진정해’를 속으로 무수히 외치고 있다. 그러면서 딸아이 역시 놀이를 통해 약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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