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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매 15살에 대학 장학생 되다 - 대치동 사교육보다 강한 홈스쿨링
황석호 & 윤미경 지음 / 이지북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배움이 즐거운 아이들에겐 학교 가는 게 가장 즐거운 일이고, 하나씩 깨칠 때마다 그 충족감에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을 느끼지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를 감옥으로, 교과서는 자신의 숨통을 죄는 도구처럼 느껴져 여간 괴로운 게 아니다. 현대사회처럼 배움이 보편화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피땀이 필요했는지 안다면 학생의 위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쁠 텐데, 수없이 많은 빈국의 아이들이 선망해마지 않는 학교에 다닌다는 것만으로도 무언지 모를 미안함과 더불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건만, 우리 아이들에게 배움은 어쩔 수 없이 거쳐 가야 하는 통과의례이고, 버텨야 할 대상으로만 여긴다. 이 아이들이 정말 ‘공부를 왜 해야 할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자신의 미래와 연결시킨다면 이토록 공부가 지겨움의 대상이 되진 않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생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정말 꿈만 같은 일이 여기 있다. 요즘 사회에서 한 아이도 아닌 세 아이가 모두 장학생이 되어 대학을 다닌다는 것, 그 과정은 어떠할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부모가 참 복이 많은 사람들이다란 생각이 절로 들며 부러운 마음 한 가득이다. 그것도 어려서부터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라지 못하고 상처를 안은 채 각각의 한부모 가정이 서로 결합해 새로운 가족이 된 평범하지 않은 환경에서 비롯한 일이기에. 부모의 싸움으로 늘 불안해하던 아이들이 서로 새로운 엄마와 아빠를 만나면서 깜짝 놀랐던 일이 ‘모든 어른들은 싸우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것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말에 가슴 뭉클해진다. 이 아이들이 삐뚤어지지 않고 곱게 자란 것만 해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고마운 일인데, 아픔과 편견을 극복하고 누구보다 멋진 성과를 이루었기에 더더욱 큰 소리 내어 박수 치고 싶다.
각자 한 번씩 실패를 한 결혼이었지만, 서로의 반쪽을 찾은 게 분명한 것 같은 이 세 자매의 엄마아빠는 소심한 내가 보았을 때 참 무대뽀인 사람들이다. 편견어린 주변의 시선과 하위권인 성적으로 자신감마저 떨어진 아이들을 데리고 무작정 중국으로 건너가 한 마디 말도 통하지 않는 정통 중국인학교에 들이민 용감(?)한 밀어붙임은 꽤나 무모해 보이지만, 이 무모함 속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한 수많은 시간들은 마냥 부러워만 하기엔 너무도 전투적이었다.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땅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피를 나누지는 않았어도 가족뿐임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 아이들 간의 결속을 다지고, 홈스쿨링을 통해 개성만큼이나 강한 각자의 학습법을 찾아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즐겁게 공부하는 방법을 배운다. 손에 진물이 나 기형이 될 정도로 필기를 하면서도 그 상처로 인해 포기를 모르게 된 이 아이들은 진정한 가족과 자신감, 사회에서 최고로 쳐주는 높은 성적, 어려움 앞에서는 그것을 어려움이라 생각지 않고 도전이라 보는 강한 마음까지 모두를 얻었다.
이 부부와 세 자매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든다면 이 같이 흥미롭고 감동적인 것도 없지 싶다. 아이를 위한 계획을 세워 놓고도 일상의 번잡함으로 작심삼일이 되기 마련인데, 이 부부의 계획성 있는 무대뽀와 아이들을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는 게 참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으며,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먼저 적용하기 이전에 나의 무계획이나 끈기 없음을 고쳐나가야 할까 하는 숙제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