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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를 왜 해동성국이라고 했나요? - 해동성국 발해에 대한 궁금증 48가지 ㅣ 왜 그런지 정말 궁금해요 40
송기호 지음, 문종인 그림 / 다섯수레 / 2010년 3월
평점 :
5천년의 역사 속에서 2백여 년 정도의 세월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우리 역사에서 경중의 정도를 기간으로만 따진다면 2백여 년의 세월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할 것이나 그 속에 담긴 역동성으로 따진다면 짧은 기간이라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고구려 멸망 후 30년이 지난 698년 대조영이 세운 ‘발해’는 겨우 228년간 지속되다 926년에 거란족의 침입으로 멸망하고 만다. 거란족이 침입했을 당시 싸움도 하기 전에 고려로 망명한 관리들이 있을 만큼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 멸망을 앞당겼던 발해는 ‘양은냄비’를 떠오르게 한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확보하고 8-9세기에 전성기를 누려 ‘바다 동쪽에서 융성한 나라’라는 뜻을 가진 ‘해동성국’이라 불렸으면서도 금세 멸망하고 만 모양이 마치 금세 끓어올랐다 식고 마는 양은냄비와도 같기 때문이다.
지금의 남북한처럼 통일신라와 발해가 있던 시기를 남북국 시대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역사책 대부분이 신라를 중심으로 쓰였기 때문에 발해에 대한 기록이 얼마 없다고 한다. 발해의 역사를 처음 쓴 것이 조선 후기의 실학자 유득공에 의해서였다고 하니, 우리가 그나마 발해의 존재를 알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이분의 공이 정말 크다.
이미 남의 땅이 되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조사해 보는 것도 여의치 않은 마당에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우리 역사의 일부를 보여주려고 한 「발해를 왜 해동성국이라고 했나요?」는 송기호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졌다. 발해사를 우리 역사 속에 올바르게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연구 결과가 이 책에 ‘발해에 대해 갖게 되는 궁금증을 48가지의 질문과 대답’으로 축약되어 있다.
발해는 어떤 나라인가부터 시작해 통일신라와의 교류, 일본과의 교류, 발해의 고유 문화를 보여주는 유물, 발해의 종교, 문자, 학교, 노래와 춤, 옷, 장신구, 무덤 등 그 시대 생활상과 발해의 역사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발해에 대한 연구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과 북한 러시아, 일본에서도 연구 중인 국제적 연구 분야임을 알게 된다. 멸망 후 200년이 지나도록 발해를 부흥시키고자 했던 1000년 전 사람들이 같은 민족임에도 관심 갖지 않고 타국의 역사 속에 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화가 나고 슬플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살면 살수록 세상에 대해 알고 이해해야 할 부분도 많은데, 한때 우리 땅이었으나 이제 남의 나라 땅이 되어버린 역사의 한 귀퉁이쯤 모른다고 무슨 큰 일이 있겠냐 싶지만, 우리가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이라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더 큰 것을 잃게 될 수밖에 없음을 인지하고 이제라도 우리 역사의 큰 줄기 안에 자리했던 발해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