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무와 게로의 하늘 여행 벨 이마주 95
시마다 유카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엄마, 왜 사람은 하늘을 날 수 없어? / 날개가 없으니까 그렇지. / 나도 날고 싶어. 그러니까 나도 새 될래. / 새는 하늘을 날아다닐 뿐이지만, 사람들은 직접 날수는 없어도 비행기나 기구를 만들어서 하늘을 날 수 있잖아. 그리고 바다 속에도 들어갈 수 있고. 그리니까 엄마는 새보다는 사람이 훨씬 좋다.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딸아이와 자주 나누었던 대화입니다. 어지간해서는 포기라는 걸 모르는 아이는 어떻게든 마음의 충족감만은 가지고 싶었던지 택배상자를 버리지 말라며 가위, 풀, 색종이 등을 챙겨와 비행기를 만든다며 몇 시간 공을 들였습니다. 누런 박스가 예쁘지 않지만, 아주 정중한 아이의 요청으로 인해 박스의 위 덮개부분을 모두 칼로 잘라주고 핸들부위를 만들 거라는 말에 동그라미도 오려줬습니다. 이때부터 프로펠러며 계기판, 전조등, 각종 스위치를 색종이로 오려 붙여 제법 그럴싸하게 만들어 혼자 앉으면 딱 좋을 자리에 비상식량이라며 초코파이랑 껌, 사탕을 한 쪽 구석에 구비해 놓았습니다. 이렇게 만든 비행기가 한 달 이상 아이 방 바닥을 차지하고 있으니, 아이의 마음은 아주 흡족해졌을 거라 생각되지만, 방을 정리할 때마다 거치적거리는 박스가 엄마 마음엔 들지 않네요.

아이들의 이러한 마음과 욕구를 잘 살려낸 「바무와 게로의 하늘 여행..」을 읽으면서, ‘아, 정말 이런 일이 가능하다면 정말 신이 나겠다. 혼자서 조립해 하늘을 날 수 있고, 모험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무지무지 매운 양파 산맥이나 벌레가 우글우글 거리는 구멍, 호박 화산, 커다란 물뱀, 흡혈박쥐 등과 상대해도 끄떡없는 비행기 여행이라니.’ 늘 재미난 이야기를 해달라는 아이에게 빈곤한 상상력으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늘어놓기엔 너무 무책임해 보이고, 그렇다고 억지로 머리를 짜내 어설픈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면 말하는 내가 너무 재미없어서 ‘그만 하자’하고 넘어가는데, 할아버지의 생신 초대를 받은 바무와 게로가 할아버지가 보내신 조립식 비행기를 만들어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는 스토리 안에 이렇게 깜찍한 상상이 더해져 재미가 배가 됐다.

창작에는 자신이 없지만, 이미 나온 이야기에 한두 가지 더 덧붙이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 아이가 만든 박스를 타고, 높은 산과 사막, 무지 추운 남극에도 갈 수가 있다. 「바무와 게로의 하늘 여행..」을 읽고는 언제든 종이박스를 타고 하늘 여행을 떠나는 딸아이, 이제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니 이런 놀이는 좀 그만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나, 이런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냥 신이 나는 아이는 집에 손님만 찾아오면 자신이 만든 비행기의 성능을 소개하느라 바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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