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니쩌
레이너 더 펠스니어르 지음, 정신재 옮김, 힐더 스퀴르만스 그림 / 세상모든책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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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쩌 : 유감이야. 

페이 : 왜 유감인데? 

니쩌 : 세상은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까. 

페이 : 그래, 맞아. 유감이야.

사랑스런 몽상가 소녀 페이와 어느 날 선물처럼 페이의 인생에 들어온 말하는 쥐 니쩌의 대화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보다는 그저 바라보는 걸로 만족하고, 좋아하는 같은 반 남자친구 스테인과는 눈도 한 번 마주치지 못하는 소심쟁이 페이가 서랍 속에서 발견한 니쩌는 페이의 고민을 들어주고, 슬픔을 다독여주는 최고의 친구가 된다.

늘 머리가 아프다는 아빠가 ‘뇌종양’이라는 병을 앓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수술을 하는 동안 특이하고 재미있는 할머니와 함께 지내게 된 페이는 할머니의 자신감과 다독임, 철학자와도 같은 니쩌의 도움말로 어렵게만 생각했던 발표도 훌륭하게 마치고, 스테인과 함께 하는 행복한 시간을 예약하게 된다.

니쩌를 만나기 전의 유약한 심성에서 벗어난 페이는 니쩌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또 다른 아이를 찾아 떠난다는 말에 슬퍼하지만, 자신이 니쩌로 인해 눈부시게 변화되었듯, 과거의 자신과 같은 아이에게 도움을 준다는 말에 아픔을 뒤로 하고 이별한다.

‘세상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유감’이라던 니쩌와 페이는 헤어짐을 눈앞에 두었을 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세상은 그대로일지라도, 내 마음은 얼마든지 자신의 의지로 바꿀 수 있기에, 밝고 적극적인 페이의 변화가 가능했다는 것을 직접 보고 체험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세계 역시 어른들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복잡다단하다. 마음도 머리도 체계적이지 못한 아이들에게 성장기는 곧 혼란기라 할 수 있을 텐데, 이러한 때에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니쩌’와 같은 존재가 있다면 그 아이는 분명 밝고 아름답게 성장할 것이다.

사랑스럽고 조금은 슬픈 「고마워 니쩌」를 읽고 나니, ‘나는 그 누구에게 니쩌와 같은 역할을 했던가?’하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감정이 풍부한 반면 다혈적인 성격에 극과 극을 오가는 엄마로 인해 혼란스러웠을 딸아이가 가장 먼저 생각나 정말 미안하다는 마음과 ‘니쩌’와 같은 분별력과 편안함을 겸비한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아직도 멀었구나 하는 자각에 마음이 불편해진다.

「고마워 니쩌」는 이처럼 어른들도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아름다운 관계를 가꾸어 나가는데 도움을 줄 예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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