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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슈퍼맨 ㅣ 내인생의책 그림책 8
안젤라 맥올리스터 지음, 알렉스 T. 스미스 그림, 김현좌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12월
평점 :
“엄마, 어떻게 알았어?”
내가 딸아이에게서 자주 듣는 말이다. 때로는 실수로, 때로는 엄마 몰래 일을 꾸미다 들통 났을 때 어김없이 딸아이가 하는 이 말을 들으면 ‘뻔히 보이는 걸 당연히 알지!’하고 싱겁게 말하기보다는 “엄마는 가온이가 뭘 하는지 다 알아! 그러니까 엄마지!”하고 눈에 힘주며 말한다. 그러면 또 딸아이는 “엄마, 정말 대단하다!”하고 감탄을 한다.
「우리 엄마는 슈퍼맨」을 읽으면서 주인공인 마일로와 엄마의 모습이 꼭 딸과 내 모습인지라 한참을 웃었다. 자신은 벌써 다 컸다고, 이제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간다며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다니지만, 아직은 단순한 생각과 굼뜬 행동으로 엄마 몰래 무언가를 감춘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딸아이처럼 마일로도 늘 재미있게 놀 궁리만 할 뿐, 뒤처리나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로 인한 잠시 후의 미래도 예측하지 못한다. 때문에 엄마가 직접 보지 않고도 욕조에서 물장난을 하고, 침대에서 뛰어놀며 마당에서 냄비를 가지고 불장난을 하는 걸 뻔히 안다는 게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마일로가 생각하는 이미지의 슈퍼맨은 아닐지라도,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엄마들은 모두가 슈퍼맨이 되어야만 하는 운명을 타고 났다. 꼼짝도 못할 것처럼 아파도 아이가 아프면 언제 아팠냐는 듯 밤을 새워 아이를 돌보고, 20Kg짜리 쌀 포대는 무거워서 10m 가기도 힘들지만, 버스에서 잠이 든 아이는 수백 미터를 업고도 몸은 힘들면서 마음만은 무겁단 생각을 미뤄놓는다. 결혼 전에는 생선 내장이 있는 부위의 살은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내 아이가 태어나고는 잘도 먹게 되는 그런 존재가 엄마라는 생각에 내가 대견스럽고, 나를 이렇게 키웠을 엄마가 한없이 고맙고 그리워진다.
나 역시 어릴 땐 그랬다. 1분도 안되어 들통 날 거짓말을 하느라 바쁘게 머리를 굴리지만, 엄마의 예리한 눈초리에 걸렸던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호호 할머니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부르면 득달같이 달려오는 우리 엄마. “엄마, 그거 알아요? 엄마는 내게 늘 슈퍼맨 같은 존재였어요!”
아마도 마일로가 한 20년은 더 자라야 자신의 엄마가 진정한 슈퍼맨이라는 것을 알게 될 테지? 귀여운 그림이 인상적인 그림책 「우리 엄마는 슈퍼맨」이 딸아이와 나, 그리고 엄마와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 더불어 고마운 마음 가득하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