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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홈즈걸 2 : 출장 편 -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ㅣ 명탐정 홈즈걸 2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초중고 시절, 루팡이나 홈즈, 포와로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세상으로 나를 이끄는 특별한 사람들이었다. 보통 사람은 도저히 연관 지을 수 없는 일들이 그들의 머릿속에서는 모두 정리가 되고, 사소한 것들을 눈여겨보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이 얼마나 멋지던지. 그 영향으로 애거사 크리스티나 코난 도일, 에드가 엘런 포 등 유명한 추리소설가의 책을 밤새워 무수히 읽었던 즐거운 추억도 생겼다. 요즘은 워낙 책의 장르도 다양하고 이야기 주제도 많아 학창시절보다 뜸하게 읽는 추리소설의 맛이 예전의 담백한 맛을 잃은듯해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다. 적어도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를 읽기 전까지는...
이미 이 책의 전작인 ‘명탐정 홈즈걸의 책상’이 출간되었지만 읽어보지 못한 터라 책 속의 책 이야기와 미스터리라는 흥미로운 주제의 이야기라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읽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학창시절에 추리소설이 내게 주었던 순수한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조금은 걱정을 사서 하는 듯한 고지식한 서점 직원 교코와 명민한 두뇌, 통통 튀는 발랄함을 동시에 지닌 아르바이트생 다에가 3박 4일간의 짧은 시간 동안 나가노의 유서 깊은 고서점 마루우도에서 벌어지는 ‘유령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수십 년 전 의문의 살인을 당한 유명 작가 기타야마 세이지, 그를 죽인 범인으로 지목되었던 문하생 고마츠 아키오의 유령이 서점에 출몰하자 존폐의 위기에 처한 마루우도의 희망이 된 교코와 다에. 사건의 현장과 주변 인물들, 살인사건 관계자들의 증언을 들으며 한 발 한 발 사건의 중심으로 다가선다.
나 역시 서점을 자주 애용하는지라 꼭 책이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책 구경을 하거나 안면을 익힌 직원들과의 부담 없는 인사말을 즐기기에 서점에 대한 애정과 그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 등장인물들의 행동이나 옛 정취를 지닌 서점부터 현대화된 서점의 다양한 모습, 경영난 속에서도 책의 힘을 믿고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아무래도 서점에서 10년 넘게 일했던 저자의 양력을 무시하지 못 할 만큼 서점에 대한 세세한 묘사와 그다지 역동적일 것 없어 보이는 서점의 일이 실상은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하는 이유까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서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교코와 다에, 그 짧은 시간에 난해한 사건을 해결했으니 명탐정 소리 듣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속편이 기대되는 책이 그다지 많지 않은데, 이 책은 청소년부터 성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가 읽어도 무난할 만큼 유쾌한 추리소설이고, 교코와 다에의 재기발랄함이 큰 매력으로 다가와 이 작가의 전작과 출간예정작까지 모두 찾아 읽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