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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동화 - 이상교선생님이 들려주는 ㅣ 바우솔 작은 어린이 12
이상교 지음, 박영진 그림 / 바우솔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동물들이 도로를 건너려다 지나가는 자동차에 사망하는 것을 이르는 ‘로드 킬’은 비온 뒤 갑자기 눈에 많이 띄는 지렁이부터 시작해 뱀이나 쥐, 고양이, 개, 심지어 커다란 노루나 고라니, 곰과 같은 양생동물에 이르기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꼭 차가 아니더라도 지렁이나 달팽이 같은 작은 동물들은 걷는 사람들에게도 얼마든지 죽임을 당할 수 있다. 바쁘게 앞만 보고 사는 사람들에겐 꼬리가 잘린 지렁이나 껍데기가 산산조각난 달팽이가 쉬이 눈에 띄지 않겠지만, 조금만 주위를 살펴보면 저마다의 소중한 생명을 가지고 세상에 나온 작은 생명체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로지 사람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발달해온 문명은 우리 이전부터 존재했고, 지금도 함께 공존하는 수없이 많은 세상의 생명들은 무시하거나 모른 체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요즘 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사라져가는 생물체들이 건강한 지구를 위해 중요한 지표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제라도 그들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마저도 동물들의 습성이나 생태에 대한 연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선심을 쓰듯 마구잡이로 이루어져 기껏 들인 공이 무용지물이 되고 마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또, 뉴스나 신문지상에 어떤 동물이 천연기념물 몇 호로 지정되었다거나 그들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하더라도 이들에 대한 관심이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다. 때문에 사람들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악순환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마도 위와 같은 이유로 지속적인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생물체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는 뜻있는 작가들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생태동화를 쓰는 것이라 생각한다. 몇 년 전, 우연히 알게 된 원유순 선생님의 ‘똘배네 도라지 꽃밭’과 ‘날아라 풀씨야’를 접하며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의 친구들이 재미있고 뭉클한 동화로 탄생한 것에 대해 무한한 고마움을 느꼈었는데, 이번에 아동문학계의 원로라 할 수 있는 이상교 선생님께서 동물편 생태동화라 할 수 있는「천연 기념물 동화」를 선보여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선생님께서는 책머리에 ‘내가 나를 사랑하듯 모든 사라지려 하는 것들을 사랑하지 않으면 인류 또한 사라진다’라고 쓰시며 천연기념물을 보호하는 것이 곧 인류를 보호하는 일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이 책에 독수리와 삽사리, 황조롱이, 반달곰, 수달, 오골계, 딱따꾸리, 개똥벌레, 진돗개, 하늘다람쥐, 비단벌레, 산양, 부엉이, 쇠고래, 팔색조 이렇게 열다섯 종류의 천연기념물에 아름답고 찡한 이야기로 살을 붙여 들려주신다.
각각의 동화가 모두 3-4장 분량의 짧은 글이고 아이들의 마음과 눈높이에 맞춰져 쉽게 읽힌다. 잠시 다른 일을 하다가도 손 가는 곳 아무데나 펼쳐 읽어도 좋다. 표지의 비단벌레 형상의 귀걸이가 무척 인상적인데, 실제로도 등 무늬의 화려함 때문에 옛날 왕실에서 장신구로 만들어 사용했다는 기록이 동화 끝에 실려 있다. 이처럼 각각의 이야기 끝에는 주제가 되는 천연기념물에 대한 자투리 정보가 수록되어 상식도 넓힐 수 있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자연을 닮은 동화 「천연 기념물 동화」를 읽다보면 우리 아이들도 자연을 더 가깝게 느끼고 보호하려는 마음이 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