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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방학 숙제 - 숙제 잘하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ㅣ 신나는 책가방 1
숨바꼭질 지음, 공덕희 그림 / 밝은미래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야 대한민국의 초등맘들이 왜 그렇게 열성적으로 아이들 학교생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지 알게 되었다. 학교 도서도우미로 자주 학교를 찾는데, 복도 벽이나 유리창에 전시된 아이들 작품을 보면 한 눈에도 이건 어린 아이 솜씨가 아니라는 게 느껴질 만큼 기교가 뛰어나고, 재료 역시 고가의 문구로 도배를 해서 이런 걸 만들어 학교에 보내면 선생님이 좋아하실까, 다른 아이들은 자신들의 작품과 비교해 보고 의욕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런 모습을 나만 보는 게 아니니 혹여나 자기 자식이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초라한 작품으로 기죽지 않을까 걱정하는 엄마들이 많아져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전에도 고운 시선으로 바라본 건 아니었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난 지금은 엄마들의 극성스러움에 걱정 반, 짜증 반이 섞여 우울해지는데, 아마도 그 이유는 유난히 그리기나 만들기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딸아이의 영향도 한 몫 하는 거 같다.
지난 여름방학, 책가방 메고 제시간에 학교 가는 것만으로도 대견하다 생각했기에 방학 동안에는 아무런 부담감 없이 실컷 놀게 하고 싶어 방학이 거의 끝나갈 때까지 숙제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는데,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아이가 엄마의 하는 양을 보고 숙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것으로 알아 앞으로도 쭉 관심 기울이지 않고, 학생의 본분마저 잊어버릴 것 같은 우려 속에 날을 잡아 함께 방학동안 다녀온 곳을 하드보드지 한 장에 마인드맵 형식으로 꾸며 완성을 했다. 개학 후 일주일 쯤 지났을까? 아이가 기가 막힌다는 듯이, “엄마, 방학숙제를 한 개도 안 한 애가 있어. 선생님이 시간을 더 주었는데도 안 해 와서 오늘 혼났다!”하고 말을 전하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숙제에 너무 목을 매어 엄마들이 실력발휘를 하는 것 못지않게, 숙제라는 것을 가볍게 여겨 이 시기에 갖춰야할 성실성이나 책임감을 배우지 못하고 넘어가는 것 역시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숙제를 안 해 혼나는 아이를 보고 어이없어 하는 아이의 반응이 다행스럽게 느껴지는 건 너무 오버인가?
여하튼 숙제라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는 초등 1학년 딸아이에게 직접 해주지는 않더라도 방법은 가르쳐줘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아이들 스스로 찾아가며 설명을 따라 과제물을 완성할 수 있도록 편집된 「한 권으로 끝내는 방학숙제」는 시기적으로 나와 아이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기에 정말 반가운 책이다.
숙제로 인한 부담을 주는 것 자체는 피하고자 책을 넘겨주며 네가 흥미 있는 것,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을 한 번 꼽아보라고 하니 목차를 손가락으로 짚어 내려가면서 첫째 주 3번 ‘요리책 만들기’랑 둘째 주 3번 ‘폐품을 이용한 만들기’를 하고 싶다고 한다. 그러면서 요리책 만들기가 소개된 페이지를 열어 자신이 하기에 가장 손쉬울 것 같다며 ‘고소하고 달콤한 고구마 피자’를 선택했다. 필요한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라 나 역시 좋은 선택이라며 칭찬을 해줬다.
이처럼 「한 권으로 끝내는 방학숙제」는 총 5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주별로 5가지 주제로 25가지 과제물을 완성할 수 있도록 짜여 있다. 흔히 보았던 방학 생활계획이 아닌 달력으로 표현한 과제물 계획표와 주간 계획표, 방학동안 목표로 삼은 것을 큰 그림으로 나타낸 풍선 계획표등 일단 계획표만 보아도 왠지 계획한 것을 모두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즐거운 기분이 든다.
독서와 NIE, 가계도, 문화재, 영화, 가족 신문, 나만의 성장 앨범, 칭찬 노트 등 다양한 주제와 각각의 활용 TIP, 실제 활용 사례와 사진이 실려 있어 말로만 풀어 놓아 실전에 활용하기 어려운 다른 책과는 달리 손쉽게 활용할 수 있어 보인다. 신종플루 추가접종으로 안정을 취해야한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도 있고 하니, 오늘은 아이와 함께 조용히 따끈한 고구마 피자나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