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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구도감 - 궁금한 것을 찾아 연구해 보자! ㅣ 체험 도감 시리즈 3
아리사와 시게오 지음, 김창원 옮김, 쓰키모토 카요미 그림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9년 12월
평점 :
작년 식목일에 딸아이와 함께 집 앞 화단에 봉숭아꽃 씨앗을 심었다. 심으면서 물 한 번 준 것 말고는 따로 공들인게 없는데도 한 여름 분홍빛과 다홍빛의 예쁜 꽃이 화단을 가득 메워 지나가는 사람마다 참 탐스럽다며 감탄을 하곤 했다. 그런데, 올 봄엔 씨앗을 따로 심지 않았는데도 작년에 심은 봉숭아꽃의 씨앗이 떨어져 더 많은 꽃이 피어나 딸과 함께 처음으로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이기도 하고, 이웃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자연은 우리가 큰 수고를 하지 않아도 스스로의 생명력으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늘 인간들에게 베풀기를 주저하지 않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딸아이는 수시로 봉숭아 꽃잎을 따서 유리그릇에 물을 받아 띄우기도 하고 씨앗을 받아와 작은 화분안에 심어두고 자라는 걸 관찰한다며 꽤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이런 활동을 할 때 엄마가 좀 부지런했다면 효과적으로 자연 관찰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을텐데, 생각과 몸이 따로 놀아 아이의 왕성한 호기심을 채워주지 못하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아이의 관심마저 사그라들어서 미안한 마음 가득했다.
'자유연구도감'이란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아, 이 책이라면 아이가 흥미있어하는 자연관찰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구나, 주변에서 보기 쉬운 사물을 자유연구주제로 삼아 한 두 번 하다보면 아이 스스로도 충분히 관심있어 하는 분야의 연구를 시작할 수 있겠구나!'하고 생각했다. 긴 쪽의 책길이가 19cm밖에 안되는 작은 책이라 휴대하기도 간편하고, 책 속의 내용이 관찰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필요한 것을 상세히 수록하고 있어 체계적인 관찰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수 있다.
책 속의 내용을 살펴보면 첫번째로 꼭 알아야 할 연구 진행 방법과 정리 완성법이 있다. 주변에서 주제를 찾고 계획을 세우며 필요한 도구와 재료를 준비하는 일, 박물관이나 도서관, 각종 도감을 활용하는 일, 연구 결과를 정리하는 일, 계절에 따른 옷차림까지 참 세세하게도 기록해뒀다.
다음으로는 살아있는 생물을 기르는 방법과 여러가지 표본 만들기에 따른 기초 지식, 자연 속에서 주제를 찾아 관찰하기가 나와 있다. 우리가 쉽게 채집해서 관찰할 수 있는 꽃과 매미, 지렁이, 거미, 잠자리 등 다양한 생물을 주제로 정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해 지금 당장이라도 연구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
또한 주제를 찾는 데 있어 자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도 얼마든지 연구 주제를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하는 사람의 복장과 도구, 도로의 기호, 부모님의 고향, 특징있는 간판 조사, 쓰레기, 우리집 1년 행사등 그 주제가 수도 없이 많다.
연구를 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여러 기술 즉, 삽화와 그림 그리는 법, 사진 찍는 법, 돋보기 사용법, 온도 측정법, 시간 재기, 지도 이용법과 그리는 법 등 종합적인 지식이 작은 책속에 오밀조밀하게 수록되어 있어 그 쓰임도 다양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내가 많이 아는 것도 아니면서 우리 주변에 대해 알고자 노력해본 일도 없고, 그 필요성을 인식해본 일도 없다는 것이다. 요즘 사람 살기 팍팍해졌다고, 환경이 오염되었다고들 많이 이야기하는데, 이 모든 문제에 대한 원인이 결국은 내가 사는 주변일에 너무 무관심했던 것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는 곤충도 생명이니 함부로 죽이면 안되고, 꽃도 함부로 꺾으면 안되고, 이웃에게 피해를 주면 안되니 꼭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방문도 삼가고 했던 일이 오히려 사람과 사람 사이를 멀게 하고, 자연에 대한 관심을 줄이거나 없애는 일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신비의 세계 속에 들어가 보는 것, 그것이 '자유연구'>라고 했는데, 이것이 곧 우리가 사는 곳 전체에 대해 관심을 확장시키는 일이라 생각된다. 이제 곧 겨울 방학인데, 야외에서 연구주제를 찾기엔 좀 무리라 집 안에서 또는 가족 안에서 연구주제를 정해 긴 겨울방학 동안 아이와 함께 '자유연구'의 매력에 한 번 취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