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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 1 : 백살 공주와 일곱 아이돌 - 영재로 키우고 싶은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한 미국식 영문법
이미도 지음, 최진규 그림 / Faust(파우스트)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아이스크림’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달콤하다, 시원하다, 사르르(또는 살살) 녹는다, 다른 빙과에 비해 예쁘다, 목감기 걸렸을 때 좋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방안에서 먹으면 더 별미다 등등 참 많다. 이렇게 많은 아이스크림에 대한 이미지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사르르 녹는 맛’이다. 아이스크림을 한 입 가득 떠서 넣으면 저절로 눈이 감기면서 입 안 가득 퍼지는 아이스크림의 달콤함과 향을 느끼게 되는데, 요즘은 아쉽게도 나잇살이 붙는 건지, 게으름 때문인지 갑자기 불어난 체중 때문에 많이 자중하고 있다. 흑∼
굳이 열심히 씹어야하는 수고로움이 없더라도 그 맛과 향을 흠뻑 취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처럼 우리에게 꼭 필요한 정보나 지식을 습득할 때도 자연스럽게 취하고 익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정말 아이스크림 같은 책이 나왔다. 영화를 즐겨보는 이라면 누구나 이름만 대도 알만한 영화 전문가이자 영어 전문가인 이미도님의 「아이스크림 천재 영문법」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직접 읽어볼 기회는 없었지만 ‘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됐다’라는 책의 리뷰를 인터넷 서점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수 백여 편의 영화를 직접 번역하실 만큼 대단한 실력을 갖춘, 영어에 대해서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만한 분이기 때문에 그 리뷰를 읽으면서 영어에 대한 책을 낼만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도 아이들을 위한 책을 출판할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기에 이 책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가 잔뜩 생겼다.
「아이스크림 천재 영문법」은 35권을 출간할 계획으로 나왔는데, 첫 번째 시리즈인 ‘백 살 공주와 일곱 아이돌’은 시리즈 전체를 소개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일곱 아이돌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할머니 백 살 공주와 영어 울렁증이 있는 마녀, 이름의 앞글자만 따면 Grammar(영문법)가 되는 그레고리, 로빈, 에이미, 마사, 매튜, 알파, 로보 등 주인공들과 무대, 사건의 배경 등을 소개해주고 있다.
10년 이상 영어를 배워도 쓰고 말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원인으로 문장을 자르고 나누는 분해식 영문법을 지목하고,「아이스크림 천재 영문법」에서는 단어와 단어를 결합하고 확장해 자유자재로 문장을 만드는 방법을 아이들이 차근차근 익힐 수 있게 구성된다고 한다.
상당히 호흡이 긴 시리즈물이기에 시작에서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내지 못하면 곤란한데,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의 반응을 보니 아주 좋다. 아직 영어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는 아이인데, “엄마, 몰라가 뭔지 알아? 바로 어금니(molar)야.”, “엄마, 독어를 못하면 어디를 못가는 줄 알아?”, “엄마, 여기 좀 봐봐. 용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데, 밍크 고래가 나와.”하면서 신나한다. 연신 책을 가리키면서 재미있는 부분을 이야기해주고, 저녁 밥상을 차린 후에도, 동네 언니가 놀러왔을 때에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해 함께 책을 읽었다.

만화의 색감도 부드럽고 예쁘고, 거짓말을 하면서 자라난 코가 마녀에게 똥침을 한다던가, 영어를 못해 말귀를 못 알아듣는 마녀가 입국 심사장에서 계속 비슷한 발음의 딴 소리를 하는 등의 설정은 내가 보아도 웃음이 절로 난다. 나 역시 영어는 겨우 알파벳만 아는 수준인데, 이 책의 기획 의도처럼 한 권씩 권수를 더해가면서 아이스크림이 입안에서 저절로 녹듯이 영어가 자연스럽게 익혀지고 편안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