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방구차 아이앤북 창작동화 23
박성철 지음, 김정진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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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가 어렸을 때는 김을 1년에 몇 번 먹었어?”

“만약에 엄마가 어렸을 때 천원이 생겼다면 어디에 쓸 거야?”

“엄마는 어렸을 때 어떤 인형을 갖고 놀았어?”

아이가 툭하면 내게 던지는 질문이다.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왜 궁금한지 똑같은 질문을 지치지도 않고 물어보는 게 귀찮아서 대충 대답하는데도 자꾸 묻는다. 요즘이야 식탁에 올릴 반찬이 마땅하지 않으면 가장 쉽게 올릴 수 있는 반찬이 김구이지만, 내가 성인이 되기 전에는 정말 특별한 날 아니면 먹을 수 없었던 귀한 반찬이었기에 옛 생각이 나서 들려줬던 김 이야기와 똑같은 이름의 과자가 어렸을 때는 단돈 100원이었다며 화폐가치와 물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던 게 아이 기억에 오래 남았나보다.

그러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의 교과서에 나오는 전통놀이에서 딱지가 나와 성능 좋은 딱지를 만든다고 선수 치는 나를 보고 신기해하는 딸아이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딱지를 만들었던 게 불과 며칠 되지 않는다. 엄마 어릴 적 이야기를 자주 해달라는 딸에게 기억나는 게 없다고 말한 게 무안할 정도다. 생각해보니 나도 딸아이만한 어린 시절이 있었고, 요즘처럼 책이나 TV, 비디오,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이라 더 심심했을 것이니 그 시간들을 보내려 많은 놀이를 했을 것 같은데, 기억 속에서 완전히 지워진 것 같아 오히려 신기하다. 그러다 신간 「떴다! 방구차」를 읽으면서 잊고 지낸 어린 시절을 회상할 수 있어 즐겁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동네마다 소독차가 돌면서 하얀 연기를 내뿜을 때면 너도나도 하던 놀이를 팽개치고 소독차를 따라 다니던 일, 노란빛깔의 투명한 모양 사탕을 먹으려고 동네 문방구에 뽑기를 하러 가거나 돈이 없을 땐 친구 따라 구경하고 사정사정해서 한 입 얻어먹던 일, 연탄을 갈 때 구멍을 맞추느라 고생했던 일 들이 하나 둘씩 떠오른다.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추억의 물꼬가 트이니 그동안 아이가 조를 땐 생각하려해도 생각나지 않던 일들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연탄창고에 불을 내 엄마한테 혼났던 일, 냇가에서 친구들과 서로 머릿니를 잡아 떨어뜨렸던 일, 아카시아 꽃을 따먹던 일, 돌맹이란 돌맹이는 모두 모아 많은 공기를 하고 놀았던 일 등 덕분에 앞으로 며칠간은 딸아이에게 해줄 이야기가 풍성해졌다.

아이에게 책을 건네주며 읽어보라고 하니 ‘개구리 뒷다리’ 맛이 어떠냐고 묻는다. 솔직히 개구리 뒷다리는 못 먹어봤고, 논에서 메뚜기를 잡아 기름에 튀겨먹었던 경험을 이야기해주니 징그럽단다. ^^

 “엄마가 보장하는데, 네가 메뚜기 튀김을 먹어본다면 그 환상적인 맛에 다른 고기 맛이 생각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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