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페포포 레인보우
심승현 지음 / 예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5∼6년 전쯤, 한 일간지에서 에세이툰(essaytoon) 유행에 대한 기사를 읽었었다. 광수생각을 비롯해 파페포포 시리즈와 포엠툰 등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에세이툰이 새로운 장르로 자리를 잡아 그 인기를 계속 이어갈 것인지 ‘반짝’ 떠오르다 사라지고 말 것인가에 대한 글이었다. 주 독자층이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란 이유로 후자에 더 무게를 두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오래 전 광수생각에 열광했고 파페포포 시리즈를 읽으며 딱딱한 줄글 위주의 책에서 벗어나 여백을 만들어주는 에세이툰의 맛에 푹 빠져 있던 나는 에세이툰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계속해서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거의 대부분의 책들은 평이 얼마나 좋은지, 얼마나 즐겁게 읽었는지, 얼마나 많은 감동을 주었는지에 상관없이 두 번, 세 번 읽기가 쉽지 않다. 그저 책꽂이에 꽂혀 있는 것으로, 필요한 책을 찾다가 한두 번 제목을 스쳐 지나가면서 그 책의 제목을 읽는 것만으로 포만감(?)을 느낄 뿐이다. 그러나 에세이툰은 잠시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잠깐 시간이 날 때, 할 일이 있는데도 손에 잡히지 않을 때 언제든지 쉽게 펼쳐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자주 읽게 된다. 줄글로 길게 설명해야 하는 것을 카툰으로, 꼭 필요한 말만을 글로 표현하면서 쉽게 책 속으로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꽤 오랜 공백기를 두고 나온 「파페포포 레인보우」를 앞에 두고 이미 익숙해진 파페와 포포의 모습을 보니 참 정겹다. 때로는 그런 시절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잊고 살았던 기억의 실마리를 건드리기도 하고, 현재 겪고 있는 소소한 일상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하며 뒤돌아서서 후회하는 모습도, 아이를 키우며 늘 안절부절 하는 나의 모습도 파페와 포포의 모습으로 보여주니 참 조급했구나, 내가 너무 믿음이 없었구나, 내가 아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는 게지, 엄마들의 마음은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난다. 그리곤 ‘넘어져 일어나는 그 과정을 거쳐야 스스로 걸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와 같은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문장 앞에서 공감의 고개 끄덕거림과 다시 한 번 나를 다잡는 시간을 갖는다. 

철학자 칸트가 말했다고 하면 쉽게 받아들이고 생활에 적용하기 어려울 명언도 파페와 포포와 함께 하면 쉽게 감동되는 이유를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파페포포 레인보우」, 오늘 나는 심승현이라는 사람이 있고, 그가 쓰고 그린 「파페포포 레인보우」가 있어 행복하다.

칸트, “첫째, 할 일이 있고 둘째,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마지막으로, 희망을 품을 것이 있다면 당신은 지금 행복하다.”

정우, “엄마에게는 지금 할 일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희망이 있단다. ‘우리 정우는 엄마에게 희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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