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린이를 위한 반 고흐 ㅣ 어린이를 위한 예술가
실비아 뤼티만 지음, 노성두 옮김, 로렌스 사틴 그림 / 다섯수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태양의 화가, 해바라기의 화가, 광기와 열정의 화가라고도 불리는 빈센트 반 고흐. 고흐를 보는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르긴 할 테지만, 나는 ‘지상으로 유배된 예술의 영혼’이라는 표현이 고흐를 가장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험난하기만 했던 예술의 세계에서 붓을 꺾지 않고 혼신을 다해 작품을 그리다 간 그에게 정말 어울리는 표현이 아닌가! 평범하지 않았던 그의 짧은 생애에 예술이 차지했던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미술사에서는 커다란 획을 그은 인물이 고흐다.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살아생전에 편안한 삶을 살지 못했던 것처럼 고흐 역시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궁핍한 생활을 이어갔고, 그나마 그의 예술 세계를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이는 동생 테오 뿐이었기에 생활고와 더불어 외로움은 그의 정신세계를 형성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만약 고흐가 ‘그림’이라는 세상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래서 평범한 삶을 살았더라면 더 평온한 삶을 살 수 있었을까? 좀 더 굶주리지 않고 살 수 있었을까?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았을까? 하는 많은 궁금증이 생긴다. 그러나 후대 사람들이 고흐의 인생을 안타깝게 보고 느끼더라도 나는 그가 선택한 예술가로의 삶에 만족했으리라 생각한다. 아니었다면 그가 혼신의 힘을 다해 그린 그림들, 그것도 스케치를 포함해 이천여 작품이나 되는 분신 같은 그림을 그려 세상에 값진 유물로 남겼을 리가 없었을 테니까... 그래서 나는 힘들었어도 고흐가 그림을 그린 그 모든 시간 동안 행복했을 거라고 믿고 싶다.
형제이자 친구였던 동생 테오의 시선으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세계를 안내해주는 「어린이를 위한 반 고흐」를 읽다보니 고흐에 대한 짠함과 안타까움이 다시 밀려오면서 다시 한 번 고흐를 생각하고 그의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던 순간, 프랑스에서 젊은 화가들과 어울리며 그림을 배워가던 시간, 화가가 된 이후 가장 안정적인 시기가 할 수 있던 아를에서의 시간, 고갱과의 다툼 이후의 광기의 시간 등 고흐와 동생이 주고받았던 그림과 편지로 짐작되는 이야기와 어울리는 그림으로 배치했다. 책에 실린 그림 중 ‘감자 먹는 사람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작품이 죽기 3 - 4년 전에 그렸던 작품들인데, 이 짧은 시기에 그린 그림들은 그의 복잡한 심경이나 정신세계의 영향 탓인지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워낙 잘 알려진 화가의 작품들이라 거의 대부분의 그림은 한 두 번씩 볼 기회가 있었고 그 중에는 큰 감흥이 없었던 작품도 많이 있었으나 「어린이를 위한 반 고흐」를 읽으며 세세하지는 못해도 화가의 인생을 더러 엿볼 수 있어 새롭게 내 안에 들어선 그림들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