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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복수 1 - 인간 사냥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이상해 옮김 / 자음과모음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15년 전쯤이었나? 크리스티앙 자크의 ‘람세스’를 읽었었다. 꽤 굵은 두께의 책이 다섯 권이나 되는데도 새로운 문화와 재미로 가득한 이 책은 단숨에 읽혔다. 이 책은 피라미드와 파라오, 미라 정도로만 인식하던 이집트라는 나라를 새롭게 바라보았던 계기를 심어 주었다. 내가 이 책을 읽었던 시기에 ‘람세스’는 책이 아니라 열풍이었다. 재미있는 드라마가 방영되고 난 다음 날, 둘만 모이면 그 드라마 이야기를 하듯이 내가 ‘람세스’를 읽던 그 때에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람세스’이야기로 꽃을 피웠었다.
이처럼 대단한 필력을 가진 크리스티앙 자크가 새로운 소설을 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솔깃했는지 모른다. 「신들의 복수」, 제목과 표지 그림에서도 범상치 않은 기운이 감도는데, 도입부터 평범하지 않다. 유서 깊은 사역원에서 필사생 두 명원을 제외하고 원장을 비롯해 수십 명의 필사생들이 독살을 당한다. 이 사건의 살인범으로 지목된 필사생 켈은 이 일로 경찰과 자신을 범인으로 조작해 악행을 저지른 무리의 표적이 되어 쫓기게 된다.
사역원 원장이 숨을 거두기 직전에 남긴 메시지로 인해 켈은 이 엄청난 살인 사건이 전에 자신이 부여받았던 임무와 깊은 연관이 있음을 눈치 채고 문제의 파피루스를 빼낸 후, 자신의 결백함을 믿고 도와주는 친구 베봉과 여신관 니티스, 그리고 영리한 나귀 북풍과 함께 사전의 전모를 파헤쳐 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자들이 하나 둘씩 의문스러운 죽임을 당하고 그때마다 켈의 신상은 점점 더 위험해진다.
기원전 528년 군인의 신분에서 파라오가 된 아마시스가 그리스의 경제적인 발전에 감명을 받고 이집트에 그리스의 문화를 심고자 개혁을 단행하면서 전통적인 가치를 무시하고 신전의 권한을 약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니티스와 함께 켈의 무고함을 믿어 주었던 대신관이 사망하고, 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이로 테베의 태양여신만 남게 된다. 태양 여신을 만나러 가기 위해 니티스가 교섭을 벌이던 중 갑자기 사라지고, 여신관을 사랑하는 켈은 거의 이성을 잃게 되는데...
드라마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한창 재미있을 때 다음 회로, 또는 제 2권으로 이어진다. 에효∼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의 이 책을 하루도 안 되어 모두 읽었다. 다행히 람세스처럼 5권씩이나 되지 않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여전히 녹슬지 않은 상상력과 이집트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무장하고 돌아온 크리스티앙 자크의 「신들의 복수」, 저자의 이름값을 톡톡히 치루는 흥미진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