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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개구리 - 아동용
이와무라 카즈오 글.그림, 김창원 옮김 / 진선아이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풀의 마음을 생각한다. 풀과 함께 생각한다.
정신을 가다듬고 조용히 귀를 기울이면 풀의 마음이 느껴질까? 바람에 흔들리는 강아지풀에 매달려 있으면 나도 강아지풀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느낄 수 있을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연한 연두색 배경에 생각하는 청개구리 한 마리. 뭐든지 반대로만 해서 죽어가던 엄마가 양지바른 곳에 묻히길 바라는 마음에 냇가에 묻어 달라 유언을 남겼을 때 마지막 소원이라도 들어 드린다며 냇가에 엄마를 묻고 비가 올 때마다 슬피 우는 그 청개구리가 아니다.
그리고 청개구리의 몸집보다 조금 더 큰 작은 쥐 한 마리. 생각하는 개구리 옆에 있다 보니 덩달아 생각하는 쥐가 된다.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똑같이 있는 것, 내겐 없지만 상대에게 있는 것을 생각하고 다른 동물들의 얼굴을 살핀다. 매미, 나비, 잠자리, 벌, 달팽이, 지렁이, 두꺼비 등등. 그리곤 서로 다른 모습이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천진한 개구리와 쥐가 자신들을 지칭할 때 쓰는 ‘나’는 독수리도 멧돼지도 나비도 ‘나’라고 쓴다. 왜 너는 ‘너’인데 ‘나’라고 하니? 정말 재밌다. 여기서 뒤집어지는 건 자벌레의 대답. “저라고 해요.”
한번쯤 ‘왜 그럴까?’ 하고 생각하면서도 별 것 아닌 거라고, 물어보면 창피당할 거라고, 그 정도는 누군가에게 물어보지 않고도 스스로 알아내야 할 것 같은 마음에 꽁꽁 감춰두거나 궁금하지 않은 척 했던 것들을 생각나게 하는 「생각하는 개구리」
책을 좋아해서 밥을 먹으면서, 버스 안에서, 길을 걸으면서, 아이가 잠들기를 기다리면서, 화장실에서, 바쁜 일과 속에서 볼일을 보는 사이사이 자투리 시간이 남았을 때도 책을 읽는다. 그러다 아이가 엄마 따라 밥상 앞에서 밥은 본체만체 책만 보면, 달리는 버스 안에서 책을 보다 멀미가 나면, 한낮의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책 속의 활자가 종이 위로 쑥 튀어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면 퍼뜩 정신이 든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며 책을 덮고 눈을 비비며 내가 책 속의 내용보다 문자 자체에 집중을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책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어주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글자만 열심히 따라다니느라 내 생각이 들어설 틈을 주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이럴 때 「생각하는 개구리」는 글이 많지 않아도, 정교한 그림이 아니어도 편안하게 보면서 내게서 더 많은 생각을 유도해내며 웃게 만든다. 내 마음이 쉬고 싶을 때, 머리가 너무 복잡해 좀 쉬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할 때 곁에 두면 좋은 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