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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비밀 ㅣ 아이 좋은 그림책 17
통지아 글.그림, 박지민 옮김 / 그린북 / 2009년 5월
평점 :
「도서관의 비밀」을 처음 읽고 나면 어리둥절해진다. 도서관 문이 닫히고 책 정리를 하던 중 이상한 소리가 들려 도서관 곳곳을 둘러보지만 이상한 소리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는다. 이상한 소리와 발자국 소리, 정리를 해도 여전히 여기저기 널린 책 때문에 정신없는 가운데, 빨간 색 표지의 책만을 들춰본다는 단서가 포착된다. 범인을 잡기 위해 일부러 빨간 책만을 골라 책상과 바닥에 죽 늘어놓고 범인을 유인하는데, 정작 그물에 걸린 것은 도서관 사서이다. 이렇게 낯선 전개는 책장을 계속 넘겨야하나 하는 고민에 빠지게 만들고, 끝까지 읽고 난 후에도 누가 도서관 사서인지, 범인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처음에 도서관 사서가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빨간색 원피스를 입은 소녀(?)의 시점이 확실하다고 여기며 책을 읽다가 그물에 걸린 소녀와 소녀를 질책하는 초록색 개를 만나면서 혼란스러웠던 머리는 소녀가 찾던 책, 사람들이 책과 도서관을 버린 이야기 「도서관의 비밀」을 찾아 열심히 읽는 모습을 보며 이 그림책의 이중적인 구조가 정리된다.
여태 접해보지 못했던 낯설고 흥미로운 이야기의 전개로 그림책을 읽으며 예상하지 못했던 즐거움을 주고, 초록색 개의 말로 대변되는 독서의 부재는 쉽게 읽고 지나가지 못하게 하는 무게를 지니고 있다.
“여기 있는 책은 모두 너희 인간들 것이었대. 사람들이 책을 너무 안 읽으니까 전부 버려진 거지. 네가 찾는 책은 아마 여기 있을 거야. 천천히 찾아보렴.”
까마득히 높은 천장까지 이어진 책장마다 빼곡하게 들어찬 책들이 사람들에게서 완전히 잊어져 버려지다시피 될 날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림책의 저자가 초록색 개의 입을 빌려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아마도 책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요즘 사람들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다시 책을 가까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 아니었을까?
요즘 도서관을 가보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흥미 위주의 만화책은 책장이 너덜너덜해지도록 읽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나마 여러 매체에서 소개되는 신간은 좀 읽는 것 같지만, 출판된 지 오래된 책들은 사람들의 손이 가지 않아 먼지가 뽀얗게 앉아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나부터도 색감이 좋고 그림도 예쁜 신간 서적에 먼저 손이 가기 때문에 아이들을 탓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도서관에 꽂힌 수많은 양서들이 아이들 손에 들려 즐거운 책읽기에 빠져 있는 모습을 기대하며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 속 보물을 캐는 즐거움을 느낄지 고민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