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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이야기를 해볼까? ㅣ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14
줄리어스 레스터 글, 카렌 바버 그림, 조소정 옮김 / 사계절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엄마, 사람의 피부랑 머리카락이랑 겨드랑이 털이랑 짬지 털이랑 모두 없애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요?”
아이의 뜬금없는 물음에 아주 잠깐 동안 뜸을 들이고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정답은? “사람은 누구나 다 똑같아요. 백인이든 흑인이든 모두 다.”
사계절의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시리즈 「인종 이야기를 해 볼까?」를 읽다가 눈에 띤 대목이 인상적이었던지 퀴즈를 낸 아이는 엄마가 모르는 걸 알려준다는 생각에 더 신이 나서 이야기한다.
차별, 그 중에서도 ‘인종 차별’에 대한 이야기는 주제가 무겁기도 하거니와 검은색보다는 흰색이 훨씬 깨끗하고 예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사람은 누구나 똑같다.’라는 것을 이해시키는 건 참 어렵다. 이 책의 저자인 줄리어스 레스터는 이런 민감한 문제를 아주 명쾌하게 그림책으로 풀어놓아 읽는 순간, 살아오면서 자신도 모르게 학습된 ‘편견’이란 부분을 인식하고 바로 잡을 수 있는 생각의 씨앗을 심어준다. 딸아이가 잠자기 전에 한 번 더 읽어주면서 책에 쓰인 대로 눈 아래 가장자리를 만져 뼈를 느껴보고(이 대목에서 아이는 상대방의 얼굴을 만질 때엔 꼭 허락을 받아야 된다고 말한다. 물론 이 이야기도 책에 쓰여 있다. *^^*) 갈비뼈를 손가락으로 긁어대며 기타를 연주한다며 한참을 깔깔대고 웃었다.
나의 이야기든, 너의 이야기든 우리는 자신들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상대에게 물을 때 얼마나 돈이 많은지,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흑인인지, 백인인지, 황인인지를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 무엇을 가장 좋아하니? 무얼 하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니? 취미는 뭐니? 어떤 음식을 좋아하니? 무슨 색을 좋아하니? 형제는 어떻게 되니? 등등 우리가 서로에게 들려주거나 물을 수 있는 대상은 무궁무진하다.
아이들이 이 그림책을 읽고 나면 저마다 자신 안에 무엇을 담아두었는가가 중요한 것이지, 보이는 것이 결코 중요한 것이 아님을 어렴풋이나마 깨달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