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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첫 한자표현사전 ㅣ 글송이 어린이 첫 사전 시리즈
정우상 감수, 손중근 그림 / 글송이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오늘 아침 어린이를 위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던 딸아이가 왜 신부라는 말이 다르게 쓰이냐고 물었다. 서로 사랑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견원지간인 두 가문의 다툼으로 인해 교제를 축복받지 못하여 찾아가게 된 신부님과 로미오의 신부가 되기를 간절히 원하는 줄리엣.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 입장에서 보았을 때 얼마나 혼란스러웠을까? 가톨릭의 성직자를 뜻하는 神父와 갓 결혼하였거나 결혼하는 여자를 뜻하는 新婦가 있다고 얘기해주니 그제야 이해를 하고 다시 책읽기에 몰입을 한다.
이렇게 우리 실생활 속에서 말은 같지만 서로 뜻이 다르거나 순수 우리말이 아닌 한자말은 전체 우리말 어휘의 70%가 넘기에 어렵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우리 고유의 언어가 아닌 것처럼 한자를 천대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본다. 다행히 내가 정규교육을 마치던 때까지는 학교에서 한자를 꽤 많이 다루었기 때문에 지금 실생활에서 말로 인한 어려움을 덜 겪고 사는데, 나보다 어린 세대의 사람들은 한자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세대에 속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을 종종 듣곤 한다.
「어린이 첫 한자표현 사전」은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학령기 아동들이 한자와 친해질 수 있도록 많은 정성을 기울여 만든 사전이다. 자연과 인체, 가정, 방향과 규모, 학교, 기타로 나누어 실생활에 두루 쓰이는 한자를 수록했는데, 한 면에 크고 정확하게 한자를 표기하고 뜻과 부수, 획수, 쓰는 순서, 한자의 생성과정, 예문을 두어 상황에 따라 한자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펼쳐진 양면으로 보면 두 글자의 한문이 하나의 단어를 이루고 앞과 뒤에 다른 한자를 넣어 만들 수 있는 단어도 3개씩 덧붙여 그 쓰임이 더욱 광범위하다. 일러스트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도록 한자의 뜻과 관련한 그림으로 그 뜻을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도와주며, 한자의 제자 원리도 함께 수록되어 그림을 연상하면서 한자를 익힐 수 있는 힘을 기르게 해 준다.
각 초등학교마다 특성화된 교육을 하느라 몇몇 학교에선 한자 교육에 비중을 많이 둔다고 하는데, 학과 공부만으로도 버거운 아이들에게 어려운 한자까지 공부해야한다며 불만인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한자의 수준도 상당히 높아서 한자를 익힌다기보다는 오히려 한자에 대한 반감만 더 키우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게 만들었는데, 「어린이 첫 한자표현 사전」과 같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책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한자에 흥미를 갖게 되고 스스로 더 알고 싶어 하는 욕구가 생길 것 같아 주위에 많이 추전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