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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굴 먹는 거야! - 내 아이 생각을 바꾸는 책
오바라 히데오 지음, 시모타니 니스케 그림, 홍주영 옮김 / 함께읽는책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올해 딸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했다. 학교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어디에서 습득했는지 모르지만, “이제 곧 학교에 가겠네.”하고 관심을 가져 주시는 어른들의 말씀에 “학교가기 싫어요!”하고 말했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교육 12년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서 아이의 외침은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그래서 왜 학교에 가야하는지에 대해 구구절절 교과서와 같은 말들을 풀어 놓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잘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하지 못했다.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도 아니고, 남보다 더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한 것도 아닌, ‘더불어 사는 것을 배우기 위한 것’임을...
과학기술의 발달은 나날이 그 속도가 빨라지고 그와 더불어 사람들의 생활은 훨씬 편안해졌지만, 정작 우리의 터전이 되고 있는 ‘자연’은 문명의 발달 속도와 비례해 빠르게 훼손되어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을 판단하는 기준은 ‘사람에게 쓸모 있는 것과 쓸모없는 것’으로 나누어 쓸모없는 것은 가차 없이 없앴다. 문제는 사람에겐 쓸모없지만, 그 쓸모없는 것들이 쓸모 있는 것들에게 필요한 것이 된다는 것을 간과하고 말았으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내 아이 생각을 바꾸는 책 - 환경과 철학시리즈 중 하나인 「누가 누굴 먹는 거야!」는 이처럼 우리가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주고 우리의 생활이 얼마나 자연과 동떨어져 있는지 깨닫게 만들어준다. 죽은 동물은 살아있는 동물과 곤충들의 먹이가 되고 최종적으로 다시 흙으로 돌아가 살아있는 것들의 터전이 되는 ‘순환’을 이야기한다. 자연의 법칙인 순환을 거부하고 사는 사람들만이 자연에 유해한 쓰레기를 남기고, 죽은 후에도 자연을 위해 썩어주지 않는다.
책 속에서 동물의 죽음, 똥, 식물의 먹이, 공기와 흙 등 자연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차례대로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내가 죽으면 어디로 갈까 하는 물음을 떠올리게 된다. 여기서 자연을 거스르는 사람들이 곧 맞이하게 될 어려움도 인지하게 된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장례문화, 필요에 의해 생산하고 그 기능이 다하기 전에 새로운 디자인이나 추가된 성능으로 온전한 물건이 폐기처분되는 현상들, 이제는 기계뿐만 아니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쓸모 있는 사람과 쓸모없는 사람으로 구분지어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행위들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꺼리를 던져주고 있다.
학교가 ‘더불어 사는 것을 배우는 곳’과 같이 책도 ‘더불어 사는 것을 가르쳐’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어른과 아이들이라면 한 번 더 우리가 사는 소중한 지구의 미래에 대해 염려하고 작은 일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행동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