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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보다 맛있는 철학 이야기 ㅣ 생각이 큰 어린이 10
정지영 지음, 백정현 그림 / 여름숲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 ; 가온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아니면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가온 ; 음, 생각! 생각을 못하면 경험을 하고도 잊어버려서 또 하고, 또 해야 하니까.
엄마 ; 그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
가온 ; 아! 그런데, 경험을 안하면 생각을 못하니까 경험도 중요해. 둘 다 중요한 것 같아.
잠자기 전에 한 편씩 읽어주는 「피자보다 맛있는 철학 이야기」를 읽으며 건넨 질문에 아이는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토해낸다. ‘캬! 우째 그리 기특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속으로 감탄하며 책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아이의 말을 듣고 있으면 오래 전, 유명한 철학자들이 경험이냐, 생각이냐를 놓고 설전을 벌였던 순간이 어이없다 싶을 정도로 아주 단순명료해진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생각이나 밤하늘의 별을 보느라 웅덩이에 빠진 철학자 탈레스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그 좋은 머리로 돈이나 벌지.’하며 비웃었을때, 왜 철학이 필요한가를 깨우쳐주기 위해 개기일식을 예언한다. 그의 말대로 세상이 어둠에 싸이게 되고 이는 두 나라의 전쟁을 종식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철학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사람들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지 알게 해주는 예다. 쓸데없이 잡다한 생각으로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면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지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철학이야말로 공부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는채 무조건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공부,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공부, 다른 사람의 위에 서고자 하는 공부에만 열중하는 분위기의 대한민국 부모와 아이들, 그 모습을 보며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뾰족한 수 없이 그 속에 휩쓸려 ‘왜?’라는 생각을 안하고, 또 못하고 사는 내게 왜 사는지, 왜 이 음식을 먹는지, 왜 지금 이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다름과 틀림, 진정한 아름다움, 신의 존재와 의미, 용기, 행복, 자유, 무한 등 어른이고 아이고 한 번쯤 머리와 가슴을 스치고 지나갔을 주제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와 일러스트를 통해 쉽게 전달해주는 「피자보다 맛있는 철학 이야기」는 손닿기 쉬운 곳에 두고 눈길이 머물때마다 읽어주면, 세상을 훨씬 다양하고 넉넉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