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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갓집에 가고 싶어요 - 다문화가정의 감동이야기 ㅣ 좋은 그림동화 15
정길연 지음, 이정아 그림 / 가교(가교출판)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지구상에서 가장 예쁜 엄마를 가진 푸름이. 파란색 울타리를 한 푸른 목장의 아들입니다. 엄마는 멀리 베트남에서 오셨기 때문에 아직도 우리말이 서툰 부분이 있지만 상냥한 미소와 말씨는 푸름이를 늘 포근하게 감싸줍니다. 워낙 시골 동네인지라 친구라곤 민들레라는 여자 친구 하나뿐이어서 둘 중 하나가 토라지거나 아픈 일이 생기면 너무 심심합니다. 다행히 푸름이를 잘 따르는 개 멍구와 멍구가 낳은 예쁜 강아지들이 있어 외로움이 덜합니다. 그렇지만 엄마의 고향 베트남은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는 먼 곳이기 때문에 가끔 혼자서 우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푸름이 마음은 무척 아픕니다.
어느 날, 오랜 만에 놀러 오신 고모와 사촌들이 놀러와 멍구를 똥개라 부르고, 할머니도 사촌들 편만 들어주어 심술이 난 푸름이가 멍구에게 사촌의 인형을 던져 주어 집안이 시끄러워집니다. 화 난 표정을 하신 아빠를 따라 들어간 푸름이는 그 동안의 서운함과 엄마도 ‘엄마의 엄마를 보고 싶어 하신다’는 것을 말하며 울고 맙니다.
내 경우엔 친정이 너무 가까이 있어서 마음 내키면 언제든지 갈 수 있다는 여유로운 마음 때문에 오히려 자주 찾아뵙지 못합니다. 하지만 푸름이의 엄마 쑤안 린처럼 먼 나라가 친정이라면 형편상 자주 갈 수 없기 때문에 떨어진 거리만큼 보고 싶고 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크겠지요.
내가 사는 곳, 경기도 안산은 공단을 끼고 있기 때문에 수만 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결혼 이민자도 많아서 TUTOR로 근무하는 지역아동센타만 하더라도 일본인 가정이 다섯, 필리핀 가정이 둘이나 됩니다. 우리와 생긴 모습이 같은 일본인 가정의 아이들은 그래도 형편이 좀 낫지만, 까만 얼굴의 필리핀 가정의 아이들은 사랑스러운 행동과 정확한 우리말을 쓰는데도 불구하고 한 번씩 더 쳐다보게 되는 건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습니다. 이 전 근무지였던 지역아동센타에선 스리랑카 가정의 아이도 있었는데, 작년에 결혼 이민자와 외국인 노동자가 처한 열악한 환경에 대한 TV 프로그램에 아이의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도 되지 않고 이름도 그대로 노출되어 혼자서 분을 냈던 기억이 납니다. 편견어린 시선과 저소득, 양육을 주로 책임지는 엄마가 외국인일 때 우리말이 서툴러서 아이의 교육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일, 비슷한 나이의 철없는 아이들이 보여주는 잔인한 말과 행동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 등 정말 가슴 아픈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외갓집에 가고 싶어요」의 푸름이는 맑고 깨끗한 시골 마을에서 인자한 아빠와 할머니, 다정하고 온순한 엄마가 함께여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푸름이를 비롯한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에게 우리나라가 진정한 고향이 될 수 있도록 우리의 시선을 맑고 선하게 가꿀 필요가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다문화 가정의 부모님과 아이들 역시 자신들이 가진 장점을 살려 우리 사회에서 잘 융화될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