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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아저씨의 꿈의 목록 - 어린이 스스로 꿈을 기록하고 실천하게 하는 책 ㅣ 존 아저씨의 꿈의 목록
존 고다드 지음, 임경현 옮김, 이종옥 그림 / 글담어린이 / 2008년 3월
평점 :
저는 직업상 많은 아이들을 만납니다. 아이들과 함께 꿈을 꾸는 사람들이나 꿈을 이룬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이 품고 있는 꿈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마음 한구석에 답답한 통증을 느낄 때가 자주 있습니다. 아이들의 잘못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그 아이들이 입에서 아무 생각 없이 뱉어내는 말들은 세상의 미래를 암울하게 보게 만듭니다. 미디어의 영향으로 여자 아이 절반은 연예인을 꿈꾸고 남자 아이 절반은 프로게이머가 된다고 말하더군요. 몇 명의 아이들만 합당한 이유로 의사나 사육사, 곤충학자, 선생님을 꿈꾸고 나머지는 ‘꿈같은 거 없어요.’하며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데 그럴 때마다 이 아이들에게 어떤 방법으로 동기부여를 해줘야 할까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듭니다.
오늘 만난 ‘존 아저씨의 꿈의 목록’은 이제까지의 내 고민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꿈이라하면 내 마음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을 토해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대단한 일(비현실적이어서 꿈꾸다 마는)이나 밥벌이를 충분히 할 수 있는 미래의 안정적인 직업과 연관해서 생각했었는데, 15살 소년이 어느 비오는 날 적어 내려간 127가지의 꿈의 목록을 보면서 망치로 머리를 두들겨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느꼈습니다. 그 꿈은 세계에서 제일 긴 강인 이집트의 나일 강을 탐험하는 것부터 오스트레일리아나 케냐, 알래스카 같은 원시문화의 답사, 에베레스트 산, 킬로만자로 산, 매킨리 산 등 각 대륙에서 또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을 등반하는 것, 세계의 모든 나라 여행, 비행선과 열기구 타기, 코끼리와 낙타, 타조, 야생말 타기, 1분에 50자 타자치기, 플루트와 바이올린 배우기, 해저 세계탐험,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기사 쓰기 등 보통의 어른들도 생각하긴 어렵고 실천하긴 더더욱 어려운 일부터 아주 쉽게 이룰 수 있는 것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전문 산악인이 세계 곳곳에 자리한 험준한 산들을 차례로 정복하는 것만으로도 일생을 바치는데, 이 책의 저자 존 고다드는 위에 언급한 127가지의 꿈 중에서 111개를 이루어냈으니 ‘이게 정말 사람 맞아?’ 하고 놀랄 뿐이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책에서는 그 방법을 자세히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일단 127가지의 꿈의 목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른인 나도 처음 본 지명이나 자연에 대한 지식이 들어 있습니다. 직접 보거나 경험해 보지도 못한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요? 그건 책을 통해서입니다.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지식을 습득하고 꿈을 이루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했습니다. 또 어려운 꿈을 이루려면 육체와 정신, 영혼의 건강이 조화롭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사람을 통해서 사랑과 용서를 배우고 학문을 많이 접할수록 꿈꾸고 있는 것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더 많아진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첫 번째 꿈의 목록에 들어 있었던 나일 강 탐험에서 만난 친구들과 대자연의 신비, 특별한 영감을 선사하는 사막의 별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그랜트 캐년에서의 급류타기 등 꿈을 이루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펼쳐져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저도 ‘우리 가족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었던 내 꿈을 수정했습니다. 겁이 많아서 포기했던 자전거 타는 것에 도전하기, 일주일에 일기 삼 일 이상 쓰기, 가족 봉사단에 가입해서 활동하기,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보고 우리나라 곳곳을 찾아가보기, POP로 멋진 작품 만드는 것 지속하기, 내가 만들지 못하는 찌개 한 가지에 도전하기, 바둑 배우기, 피아노로 ‘이원수의 시에 붙인 노래’ 동요를 모두 연주하기 등등..
아직은 서른 가지도 못 적었지만 차츰차츰 내 꿈의 목록을 늘려가면서 그 꿈들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줘서 딸아이에게도 자연스럽게 흘러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나와 일주일에 한 두 번씩 만나는 아이들에게도 흐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