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건 이야기 - 누구에게나 두 번째 기회는 있다
케네스 블랜차드 외 지음, 조천제.김윤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긋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 행복한 책을 만났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형 베스트셀러로 널리 알려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작가 캔 블랜차드와 골프 선수로 활약하다 기업을 상대로 자선 강연과 클리닉을 운영하는 월리 암스트롱의 공저인 ‘멀리건 이야기’가 바로 내 행복지수를 높여준 주인공이다.

  내 인생 36년을 통 털어 골프와 관련된 기억은 단 두 가지다. 하나는 20대 초반, 새로운 일에 대한 열망으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었던 때가 있었다. 1년간의 훈련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하고 여성으로서는 힘에 부칠 수밖에 없는 차량정비사로 1년 반 남짓한 시간을 정비공장에 몸담고 있었는데, 그 공장이 당시로서는 굉장히 파격적인 곳이었다(물론 지금도 카센타나 정비공장의 수준이 그만한 곳은 거의 없지만). 정비공장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깨끗한 시설과 친절함, 그리고 직원을 위한 운동설비가 지하에 있어서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 그 때 처음 골프채라는 것을 잡아 보았는데, 지금도 ‘기마자세 비슷한 동작이 참 힘들었지’라는 생각만 남은 걸 보면 내게 골프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운동으로 여겼던 것 같다. 또 다른 하나는 더 오래된 기억인데 컨트리클럽 바로 옆에 2년 정도 살았던 그 집에서는 심심치 않게 컨트리클럽에서 날아온 골프공이 선물로 주어졌다는 것이다(신기하게도 마당 끝에 있는 장독은 한 번도 깨지지 않았다.). ‘멀리건 이야기’의 주인공 폴이 어린 시절에 골프공을 주워 팔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진작 알았다면 용돈깨나 벌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폴은 성공한 사업가이다. 학업도 결혼도 사회에서의 성공도 폴은 정복해야할 대상이라 생각하며 매 순간 주위를 살피지 않고 오로지 그 대상에만 집중하며 살았다. 그 결과 결혼생활은 파경을 맞고 하나뿐인 아들과도 늘 바쁜 스케쥴 때문에 남과 같은 존재가 되고 말지만 그것이 폴의 심장을 움직이는 못한다. 그런 그에게 가장 최근에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 골프였다. 
  동경의 대상이었던 골프선수 데이비스 러브 3세를 만나는 날, 최고의 모습으로 데이비스 러브 3세의 눈에 들고 싶었던 나머지 계속된 실수를 하던 폴은 그나마 잘 쳤던 공이 막판에 생각대로 쳐지지 않자 퍼터를 호수에 던지고 마는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하고 만다. 이 일을 계기로 원하던 방식은 아니었지만 데이비스 러브 3세로부터 ‘게임을 보니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짐작’하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데이비스 러브 3세에게 ‘올드 프로’를 소개 받았고 폴은 그를 통해 그 때까지 자신에게 있는지조차 몰랐던 상처를 치유하기 시작한다. 올드 프로는 골프와 인생을 같은 선상에 두고 골프에 임하는 자세와, 경기에서의 유의해야 할 점들이 인생을 사는 데에서도 틀리지 않음을 가르쳐준다. 자신의 능력만큼 잘 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고, 너무 못할 수도 있으며 때론 너무 잘해서 성공에 대비해야 하는데 인생도 그와 같다. 올드 프로와의 만남을 지속하면서 폴은 자신에게 바람직한 아버지의 상이 없었음을 고백한다. 알콜중독자였던 아버지가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학교에서 만난 코치도 여교사와 바람이 나 가족을 배신하고 야반도주하는 일을 경험했기에 세상에서 누군가를 의지하기 보다는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일찌감치 배웠다. 그러나 이 세상의 그 누구도 신의 도움 없이 살 수 없음을, 신은 내가 한 일의 결과로 나를 판단하지 않고 오로지 나라는 인간 자체의 가치만을 변함없이 사랑한다는 것을 배우고 그것을 2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화통화 한 번 없이 남처럼 살던 아들 제이크가 폴의 일상에 파문을 일으켰을 때 직접 경험하게 된다. 스스로가 아버지와 같은 실수를 자신의 아들에게 행하고 있음을 깨달은 폴은 차츰 아들에게 다가서는데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고 제이크는 더없이 소중한 것으로 보답한다. 바로 ‘사랑’으로.. 
  세상을 살 때 중요한 것으로 생각되었던 능력이나 성공 같은 가치는 관계와 배움으로 바뀌게 되었고, 긍정의 언어와 궁극의 멀리건을 적용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멀리건이란 친선골프경기에서 실수로 샷을 망쳤을 때 첫 번째 샷만 다시 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을 말한다. 골프에서는 첫 샷에서만 멀리건이 가능하지만 인생에서의 멀리건은 수 없이 많이 주어진다. 그 멀리건을 잘 사용하여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갈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포기하고 인생을 암흑으로 만들 것인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결코 하찮은 것이 아님을 매 순간 망각하지 않고 절대자의 존재를 인정하며 기댈 수 있는 자는 生에서 이미 우승 트로피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 트로피에 새겨진 문구는 바로 바로 ‘Well Done'이다. 

    골프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멀리건 이야기’를 읽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끝까지 읽고 난 후, 그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은 내가 느끼는 만족감이 무척 크다는데 있다.

  다음은 내가 밑줄 그어 놓은 부분 중 일부를 옮겨봤다. 다 옮기려면 또 한 권의 책을 써야할 듯해서 아쉽지만 이걸로 만족한다.


세상에서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


정말 인생에 이유 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나 봐. 내가 전반 아홉 홀 동안 그토록 얼간이 같이 굴지 않았다면, 월 던과 함께할 기회 역시 생기지 않았겠지.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들은 다 이유가 있어서 생기는 건가 봐.


골프의 규칙 = 인생의 규칙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하거나, 방해하거나, 환경을 망치는 일만 말게.


내가 믿는 신은 사랑으로 가득하지. 나는 그분이 단 한 명이라도 쓸모없는 인간을 만드셨을 거라곤 생각지 않네. 즉 자네나 나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한다는 말이지. 내가 아무리 일을 잘해도, 골프를 아무리 잘 쳐도, 다른 걸 아무리 잘한다 해도 신이 나에게 주신 그 사랑과 가치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세. 나는 내가 필요로 하는 사랑을 이미 받고 있고, 신의 눈에 비친 나의 가치는 절대 흔들릴 수 없는 것이지. 그렇다고 내가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고, 고쳐야 할 부분이 없다는 것도 아니네. 그래도 내 자신의 가치는 바위처럼 굳건하다는 거지. 나는 매일매일 내가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실수를 바로자고 행동을 고치려고 노력하지만, 자신을 못살게 굴지는 않네. 이미 충분히 용서받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알람(공포, 경보)시계라는 이름말일세. 왜 그걸 ‘기회를 주는 시계’나 ‘좋은 하루 될 거예요 시계’라고 부르지 않는 걸까?


성경bilbe이란 ‘이 땅을 떠나기 전에 알아야 할 기본적인 것들

Basic Instruction Before Leaving Earth


세상에 나쁜 날씨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오래전에 깨달았지. 오로지 날씨에 맞지 않는 복장이 있을 뿐이지.


실수를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나 자신을 꾸짖기보다는, 오히려 그 실수로부터 뭔가를 배우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함은 자네가 잘못을 저지르면, 그에 합당한 벌을 받는 것이지. 자비는 잘못을 저지르고 자신이 받아야 할 값보다 적게 받는 거야. 은혜란 잘못은 자네가 저질렀지만 다른 누군가가 대신 그 값을 받는 거라네. 그런데 신은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었지. 그리고 그 은혜는 영원하기에 신은 우리에게 궁극의 멀리건을 주실 수가 있는 거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