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2 - 개정판
김형경 지음 / 사람풍경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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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내가 이 책이 처음 발간되었을 때 읽었던 기억이 났다.

살펴보니 11년 전에 출간된 책을 새롭게 단장하여 세상에 내놓았다고 한다. 첫 출간되었을 때 김형경 님의 소설이라 어떤 망설임도 없이 읽었는데 그 당시 20대인 나는 그리 공감이 가지 않았었다. 그 땐 내가 어렸었나보다.

30대인 지금 맞아. 하면서 읽게 된 소설.

20대에서 30대로의 시간이 변하면서 사랑에 대해 성에 대해 삶에 대해 한 발짝 더 나아간 느낌이 든다.

 

  당신이 첫사랑이야, 라고 말하는 진웅과 모든 사랑은 늘 첫사랑이라고 그래야한다고 생각하는 인혜

이제는 첫사랑이라는 말을 들어도 담담해진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이들이 묘하게 안쓰러워졌다.

인혜를 잡고 싶어하는 진웅을 보면서 무언지도 모를 절박함이 느껴졌다.

그런데 이조차 시간이 지나면 담담해지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나의 모습을 또 본다.

 

오. 여. 사 모임에서 나누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쩌면 사랑은 포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보면 필요에 의한 포장일런지도 모르겠다.

아차하는 순간 사랑에 빠졌다가 정신을 차리고 차차 살펴보면 모든 것이 잘 포장된 선물과 같았음을.

 

"그러니까 결론은 뭐에요? 사랑을 권력욕이고 생존 본능이고 사회화된 경험이고 ...... 또 뭐더라...... 미적 체험이고, 인간 사이의 소통이고, 내가 소멸되는 일이고...... 그래서 대체 사랑이 뭐라는 거에요?"

" 그러니까 결국, 사랑은 노이로제나 광기라는 뜻이죠."  (p. 248)

 

하지만 사랑의 가능성을 아름다움을 위대함을 잊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사랑 만큼 위대한 것이 또 무엇이 있던가.

 

 세진도 상처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

어쩐지 세진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상처를 보는 것 같았다.

그녀가 폭발했을 때 무언지 모를 통쾌함 속시원함이 느껴졌다.

 

 책 속에 담겨진 삶의 철학과 의미는 나에게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삶만이 농담인 줄 알았더니 죽음조차 농담이었다. (p. 207)

 

  세진과 인혜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건네는 사랑과 삶에 대한 이야기.

우리가 세진이고 또한 인혜인 것은 아닐까.

누구나 마음 속의 상처를 지니고 있고 그 상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심리분석을 통해 나 또한 나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고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흡입력 있는 이야기, 삶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 시적인 표현들이 나를 사로잡았고

오랜만에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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