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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도 2
김석범 지음, 김환기.김학동 옮김 / 보고사 / 2015년 10월
평점 :
이방근은 어머니 제사 참석을 위해 서울에서 귀향한 여동생(이유원)을 보자 작년 여름방학 때 자신과 함께 만났던 양승지에게 호감을 보이던 동생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리고 자기 자신도 왜 그러는 건지 확실한 이유도 모른 채 무작정 여동생과 남승지를 만나도록 한다. 이 자리에서 남승지는 이유원에게 기회가 있으면 또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
어머니의 제삿날, 이방근은 예고도 없이 찾아온 서북청년회 간부들 때문에 불쾌해진다. 권총을 찬 채 배례를 하는 서북의 모습에 격분하지만 꾹 참는다. 또한 한라산 중턱에 거처하면서 기인으로 통하는 목탁노인이 갑자기 나타나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다. 이방근의 아버지 이태수가 이요원의 남편감으로 고려하고 있는 최용학이라는 청년도 방문한다. 최용학은 지역의 권력자이자, 재산가의 자제였다. 하지만 그의 여러 행동들이 가식적으로 느껴져서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최용학은 제사 다음날 이요원을 만나기 위해 다시 방문하지만, 이방근은 그를 내쫓다시피 해서 주위 사람들을 경악시킨다.
한편 남승지는 무장투쟁을 준비하기 위한 자금과 물자를 제주도 출신 재일 조선인 실업가들로부터 조달받기 위해 강몽구와 함께 일본으로 향한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어머니와 여동생을 만난다. 또한 모금 활동 중 패전 당시 제주에서 근무하던 일본 군인들이 무장해제 된 무기를 폐기처분하지 않고 은밀하게 숨겼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서북’의 졸개는 자기 이름도 쓸 줄 모르는 자들이 거의 대부분이었지만, 간부는 그렇지 않았다. 개중에는 고등교육을 받은 자도 있었다. 그들은 일제 강점기 때 지주나 자산가, 고급 관리, 고등경찰의 자제나 관계자들로서 남쪽으로 도망쳐 왔던 만큼 그들의 반공의식을 철저했다. 그것은 증오와 복수의 일념으로 뒷받침되어 있어서, 그들에게 폭력은 신성한 반공 투쟁의 무기가 되었다. 폭력은 ‘애국’을 위한 불가결한 수단이었다.” 216
“어느 누구도 그들에게 손을 댈 수 없었다. 민족청년단이나 대동청년단 같은 다른 반공단체도 한 수 접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폭력단’이자 테러조직이었다.” 223
“일본공산당에 대한 재일조선인 대부분의 의식 속에는 ‘공산당’이라는 것만으로 국경을 초월한 이미지가 강하게 뿌리박고 있었다. 적어도 식민지 시대부터 조선의 독립과 해방 투쟁을 벌였고, ‘무산계급’의 후원자이자 동료라는 의식이었다. …오랜 옥중생활을 견뎌온 공산주의자는 조선인이나 일본인을 불문하고 자유와 해방의 전사로 존경받는 대상이 되었다. 그런 그들이 몸담고 있는 조직이 일본에서는 바로 일본공산당이었다.” 502~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