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알고리즘 - 인간의 뇌는 어떻게 행동을 설계하는가
러셀 폴드랙 지음, 신솔잎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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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을 정말 고칠 수 있을까? 습관의 뇌과학으로 매일 인생을 새로 고침할 수 있다면?

1.4 kg에 불과한 우리 뇌는 우리 몸의 2%에 불과하지만

먹는 음식 에너지의 20% 넘게 사용한다.

매 순간 선택을 할 때마다 목표에 부합하는 행동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면'

뇌에 과부하가 걸리고 말 것이다.

그래서 뇌는 여러 가지 일들을 크게 고민하지 않고 자동적으로

하기 위해서 '루틴'으로 만든다.

우리가 '습관'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는 좋은 버릇과 나쁜 버릇에 대한 것이 많지만

우리 뇌는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한다.

개별적으로는 전혀 위험하지 않은 행동이라도

오랜 기간 반복되어 쌓인다면 우리 삶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도 있다.

문제는 우리가 이미 형성된 습관을 고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의지력에 달린 문제가 아님을 이해해야 한다.

마시멜로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결코 먹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보다는

기다리는 시간에 다른 놀이를 하면서 그 상황 자체를 바꿔야 한다.

추천하는 글을 쓴 정재승 교수의 말처럼

이 책의 강점은 2부 습관은 바꿀 수 있다: 행동 변화에 대한 과학적 접근에 있다.

중독과 같은 나쁜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 변화를 유도해야 하는지를

다룬 부분이다.

습관에 대해 파헤치고 연구한 책은 정말 많다.

이 책이 다른 습관에 대한 책과 구별되는 점은

습관을 바꿀 수 있다고 알려진 방법들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따져보고

장점과 단점을 설명해 준다는 것이다.

저자는 주장한다.

물론 이 책도 개개인의 행동 변화에 초점을 두었지만

우리는 한 발 더 나아가 '사회적 행동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고.

도시의 탄소 집약적 라이프스타일이 불러온 기후변화

대규모 산불과 폭염, 허리케인 등은 이러한 기후변화가

앞으로 인간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신호다.

이러한 신호는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의 일상을 엄청나게 변화시켰다.

얼굴을 만지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욕을 불태움에도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만지고 있게 된다.

20초 이상 손 씻기도 시간이 흐를수록 어느새 팬데믹 이전처럼

대충 짧게 씻고 마는 습관으로 돌아가 버린다.

하지만 인간은 또한 새로운 변화에 재빠르게 적응하는 모습도 보인다.

곧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응했고

원격 비대면 수업과 근무도 이루어졌다.

충격이 일상이 되었다.

팬데믹 이후에 형성된 우리 습관들이 팬데믹 이전의 삶으로

돌아간 후에도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저자는 사회 문제가 적용된 행동 변화의 과학이

우리 사회의 행동을 더욱 바람직하게 이끌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

개인의 습관을 고치고 개선하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습관의 알고리즘을 과학적으로 파헤쳐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 과학이 되어야 한다고,

그래서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이 다른 습관 책들과의 차별점이자

탁월한 점이다.

해당 도서는 비즈니스북스 출판사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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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신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에릭 와이너 지음, 김승욱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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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신을 만났나요?" 신을 만난 당신에게도,

아직 신을 만나지 못한 당신에게도

함께 여행을 떠나며 하고 싶은 질문!

에릭 와이너, 와인 한 잔을 마시며 읽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작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역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다.

기차를 타고 하는 여행이 그토록 철학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책이었다.

'철학적 여행자' 에릭 와이너의 에세이 3부작의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 바로 [누구에게나 신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이다.

인간이 신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 신을 믿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누구는 신을 믿고 누구는 신을 믿지 않는 것일까?

죽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간은 없을 것이다.

죽음을 마주하게 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

나의 존재가 한없이 약하게 느껴지고

나보다 훨씬 크고 강대한 존재를 찾게 될 것 같다.

두려움,

꼭 죽을 병을 걸려서 두려워하기보다는

죽을지도 모르는 병에 걸린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더 인간을 약하게 한다.

에릭 와이너도 그랬다.

암일까? 암보다 더 심한 병이 있을까?를 생각하며

두려움에 휩싸여 있을 때 간호가 들어왔고

마치 곧 때가 다했다는 암시 비슷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그에게 물었다.

"아직 당신의 신을 만나지 못하셨나요?"

유대교, 에릭 와이너는 유대인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는 유대인으로 태어났고

유대교의 하나님은 아직 '그의 하나님'이 아니었다.

신앙에 관한 문제에 있어서는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바로 그였다.

병원에서 퇴원한 뒤에도 그는 신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어느 날, 네 살짜리 딸이 던진 질문

"하나님이 우리를 책임지는 거야?"

네 살짜리의 질문이 너무 신학적 아닌가?

이 세상에 과연 몇 개의 종교가 있을까?

정답은 9,900개다.

거의 1만 개나 되는 종교가 있다고?

슈퍼마켓에서 먹고 싶은 시리얼을 고르듯이

내가 좋아하고 나에게 딱 맞는 종교를 고를 수 있을까?

그는 고민했다.

나에게 딱 맞는 신을 찾고 싶었다!

나에게 딱 맞는 신을 찾아서 떠난 여행

그토록 많은 종교 중에서 고르고 골라서

여덟 가지 종교와 그 신을 찾아 떠난 여행......

종교에 대한 문제는 모든 사람의 생각이 다르므로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다.

나에게 딱 맞는 신발을 찾듯이 종교도 그렇게 찾을 수 있을까?

신발 가게에 가면 우선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고르고

그다음에는 맞는 사이즈를 고른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찾았는데 하필 매장에 내 사이즈만 없다면?

주문을 부탁할 수도 있지만 택배 파업으로 오래 걸린다고 한다.

그럼 다른 디자인을 골라볼까?

1만 여개의 종교 중에서 에릭 와이너는 고심해서

여덟 가지 종교를 고르고

직접 신어보기 위해 떠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내가 체험해 보는 것이니까!

신, 약간의 조립이 필요하다?

에펠탑을 끔찍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던 모파상은

매일 에펠탑의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고 한다.

왜?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장소는 에펠탑 안에 있는 거니까!

멀리서 보던 유대교가 끔찍했던 에릭 와이너도

유대교에 가까이 다가가 더 이상 유대교를 볼 수 없게 되자

비로소 유대교를 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신은 잃어버린 자동차 열쇠가 아니다.

신은 목적지도 아니다.

우리가 힘들게 산 넘고 물 건너 찾아가야 하는 곳에 있지 않다는 뜻이다.

마치 파랑새가 우리 집에 있었던 것처럼

신은 우리와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

우리는 신을 찾고자 여행을 떠나지만

여행이 끝나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우리가 돌아온 곳은 바로 떠났던 출발점이다.

모든 철학이 그렇듯이, 질문을 제대로 던져야 한다.

모든 것은 제대로 된 질문에서 시작한다.

당신은 무엇을 믿는가?

이것이 제대로 된 질문일까?

당신은 무엇을 경험하는가?

당신은 무엇을 하는가?

여행은 끝났지만 질문은 끝나지 않는다.

나는 결코 과거의 나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지혜자의 지혜를 한 모금씩 마시면서

그것이 우리의 골수로 스며들기를 바라면서

우리 안에 있는 불쾌한 부분들조차

사랑스러운 것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것,

에릭 와이너 그가 이 여행을 마치며 내린

결론이다.

그의 여행은 단지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찾는 여행이 아니었다.

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바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었다.

때로는 힘든 여정이 될 수도

때로는 아프고 슬픈 여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떠날 때,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해당 도서는 어크로스 출판사의 북클럽 A.B.C 시즌 3의 멤버로 선정되어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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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대 패싱 - 튀고 싶지만 튀지 못하는 소심한 반항아들
윤석만.천하람 지음 / 가디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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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고 싶지만 튀면 죽는 그들은 누구인가?

위에선 깨지고 아래론 치이며 살아온, 그러나 강력한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르며 대중문화 역사상 최초로 '개인의 탄생'을 경험한 세대

그들을 '낀대'라고 부른다.

먼저 지금까지 통용되던 생년 단위를 기준으로 하는 세대 구분에

회의적 질문을 던지며 이 책은 시작한다.

1960년 대생: 586세대

1970년 대생: X세대

1980-2000년대 초 출생:MZ세대

이러한 세대 구분법은 마치 겨우 4가지 혈액형으로 인간의 성격을 규정하려는 것처럼

매우 단순한 착각이다.

그러나 세대 담론은 아예 포기할 수는 없다.

이 책의 핵심 주제이자 개념인 '낀대'란 누구인가?

1970년대 중반 ~1980년대 후반 출생한 그들

위로는 586세대에 치이고 아래로는 MZ 세대에 낀

샌드위치 같은 세대,

우리는 왜 그들을 굳이 '낀대'라고 불러야 할까?

그리고 그들이 가지는 특징은 무엇인가?

25쪽을 보면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첫 데뷔 무대에 대해 나온다.

아, 나는 그때 바로 그들의 데뷔 무대를 TV에서 봤다.

음악가와 평론가들은 갖은 악평을 내놓으며 10점 만점에 7.8점을 주었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한 달 후

서태지와 아이들은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아마 악평을 했던 평론가들은 정말 무안했을 것 같다.

저자는 7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낀대야말로 진정한 X세대적 특성을 가진다고 말한다.

서태지와 아이들로 대변되는 대중문화를 주도하고

집단보다 개인을 중시하고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마음껏 과시하고

이미 청소년기에 소비문화의 주체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들이 성년이 된 후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1997년 외환 위기와 2008년 금융 위기로 이들은 큰 좌절을 맛보게 된다.

고속 성장의 달콤한 혜택은 이미 586세대가 다 맛본 뒤였다.

'낀대'가 1970년 대 중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출생한 자들이라면

70년대 낀대도 있을 것이고 80년대 낀대도 있을 것이다.

공동 저자 중 한 명은 70년대 낀대로서 또 한 명은 80년대 낀대로서

각자의 관점에서 낀대를 바라보고 서술하고 있다.

"요즘 애들은 정말 우리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달라.

선배가 일을 시키면 밤을 새우든 주말에도 일을 하든 했는데

요즘 애들은 대뜸 거절을 하거든.

책임감도 없고 일도 열심히 하지 않아."

조직 생활을 경험한 70년대 낀대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내 할 일 다하고 퇴근하려는데 선배가 "설마 벌써 퇴근하냐"는 말에

차마 퇴근하는 중이라고 말도 못하고 다시 사무실로 올라갔던 기억......

회식이고 뭐고 퇴근하고 싶어도 차마 말을 못 하고 2차, 3차 따라가야 했던 기억......

그래서 가끔씩 '라떼는 말이야'가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그러면 MZ 세대들로부터 '꼰대' 소리를 듣는 ......

양반과 비슷한 586세대의 기득권을 신랄하게 까는 것도

586 운동권 세대의 유교 DNA를 까는 것도

정년연장과 정규직 전환 사이에 낀 것도

다단계 사기나 다름없어진 국민연금과

공무원 폭증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

70년대 낀대와 80년대 낀대,

그들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불쌍한' 샌드위치식 낀 세대?

80년대 낀대인 저자의 말처럼

'낀대'의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낀대'는 그냥 패싱되는 세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낀대'로서

치이고 눈치 보는 소심한 세대가 아닌

떳떳하게 제 목소리를 내고

20대와 50대 사이의 어댑터 역할을 하는 낀대를

소망한다.

해당 도서는 가디언 출판사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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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세상을 방랑하는 철학 1
파스칼 세이스 지음, 이슬아.송설아 옮김 / 레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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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카롭고 위트 있는 파스칼 세이스의 독특한 시선을 따라가면서 ‘그래서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질문을 던지자! 

 

미술관에 큰 화재가 발생했다.

미켈란젤로의 명작과 어린아이 중 하나만 구할 수 있다면,

당신은 어느 것을 구하겠는가?

 

'공익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개인주의와 공익,

이 둘이 한자리에 있는 것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나와 타인, 남자와 여자, 개인과 단체, 공동체와 국가......

이 모든 것을 유기적인 구조 안에 담으려면 우리는 유토피아를 재창조해야 한다.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그리스관의 '딜레마 연구소'를 소개한다.

미로 구조를 활용한 '딜레마 연구소'에서 관객은 꼬불꼬불한 코스를 따라 영상 설치물을 통과하면서 아이킬로스의 <탄원하는 여인들>이라는 신화를 마주하게 된다.

아르고스 왕의 영토에 들어가기 위해 제우스에게 간절히 탄원하는 여인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다.

 

 

<탄원하는 여인들>

고대 그리스 비극 시인 아이킬로스가 쓴 비극

다나오스 딸들의 운명을 주제로 다룬 '다나오스 3부작'의 첫 번째 비극

딜레마에는 두 가지가 있다.

'이 문장은 거짓이다'와 같은 논리적인 딜레마가 있고

'화재가 발생했는데 미켈란젤로의 명작과 어린아이 중 하나만 구할 수 있다.

당신은 무엇을 구할 것인가?'와 같은 도덕적 딜레마가 있다.

 

 

자, 현대판 정치 딜레마를 살펴 보자.

"외국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는가,

아니면 자국민을 지켜야 하는가?"

2017년 당시 그리스는 경제와 이민 문제로 큰 위기를 겪고 있었다.

그리스관의 '딜레마 연구소'의 연출가는 다양한 장치가 사람들의 생각을 자극하고

'공공의 이익'에 대해 직접적으로 고민하도록 설계했다.

(미로 형태의 구조물을 통과하면서 어떻게 사람들의 생각을 자극하고 고민하도록 만들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다.)

 

 

이쯤되면 이것이 유럽을 들끓게 만들었던 난민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먼 나라의 골치 아픈 문제쯤으로 여겼던 그 난민 문제가

우리나라의 문제로 다가온 것은 2018년 제주도 예멘 난민 사태이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앞에서 유럽의 재건을 외쳤다.

파스칼 세이스는 묻는다.

그 '재건'의 가치가 되는 가치는 무엇이란 말인가?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한 해결책인가?

'공공의 이익'이란 무엇인가?

타인, 외국인 이들은

'인류'라는 관점에서 우리의 형제들인가? vs

우리의 위협인가?

그들은 다양한 정체성으로 우리 사회를 풍요롭게 만들어 줄 존재인가? vs

쇠퇴의 씨앗이 될 것인가?

 

나는 예술을 위한 예술, 혹은

예술에 반하는 예술을 하지 않는다.

나는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삶을 위한 예술을 옹호한다.

-로버트 라우센버그- 211쪽

 

 

그렇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리스 같은 본질적 원론적 철학책은 아니다.

지금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철학과 미학, 신화를 공부한 철학자의 독특하고도 날카로운 시선을 후추처럼 뿌린 철학 에세이다.

3-4분 가량의 라디오 방송 원고를 책으로 만든 것이라

각 주제에 대해 3-4페이지를 넘지 않는다.

처음 책을 폈을 때는 철학책 치고 쉬워 보여서 좋아했는데

읽을 수록 결코 쉽지 않은 책이다.

진지하게 읽고 사유한다면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처럼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답을 하려면 말이다.

또 한 가지 좋은 점은 지금 이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무거운 철학서를 바로 읽으면 좋겠지만

너무 어려워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삶을 위한 예술을 옹호한다."는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말처럼

"철학을 위한 철학이 아니라

삶을 위한 철학이 되어야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청소년들과 함께 철학책을 읽고 토론하며

교사로서 내가 강조하는 것은

'나의 삶의 문제'와 연결시키라는 것이다.

그래서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물어본다.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

연결시킬 때 소크라테스의 철학이 아니라

'나의 철학'이 된다.

철학은 어떻게 내 삶의 문제와 연결되고

내가 배운 철학은 어떻게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를 변화시킬 것인가?

나는 이것이야말로 철학뿐 아니라 모든 학문의 근본 원리라고 생각한다.

학문 자체에 머물러 있는 학문이 아니라

내 삶을 바꾸고 향상시킬 수 있는 학문!

그럴 때 그것이 철학이든 예술이든

정체되어 있지 않고 미래를 향해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던 그녀, 파스칼 세이스

이렇게 또 철학자인 그녀의 팬이 되었다.

해당 도서는 번역에 진심인, 프랑스 소설 전문 출판사인 레모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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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문학으로 세상을 마주하다 -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청소년 소설 읽기
김태리 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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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를 키우고 있는 X세대 엄마들에게 진한 감동과 긴 여운을 안겨줄 초록비책공방의 또 하나의 명작!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 중반까지 나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 기억을 돌이켜 보자.

무엇이 떠오르는가?

폰팅, 롤러스케이트장, 서태지와 아이들......

(이 책의 들어가는 말에 언급된 당시 청소년 문화를 대표하는 키워드다.)

그 당시를 살고 이제는 부모가 된 X세대,

그들의 자녀인 Z세대,

그동안 사회는 급변했다.

매우 다를 수밖에 없는 가치관으로 인해

겪는 갈등과 혼란,

Z세대 청소년들의 사회적 위치와 변화를 문학을 통해 알아보려는 시도,

그것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지금은 '청소년 문학'이라는 말이 전혀 낯설지 않지만

청소년 문학을 아동 문학과 구별하여 출간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부터다.

각종 청소년 문학상이 제정되고 청소년 문학 창작을 독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2000년 이후의 청소년 창작물을 주제별로 선정하여

변화된 가치관과 세대 간 차이를 작품을 통해 집중 조명하였다.


1부. 학교, 달콤 쌉싸름함을 이야기하다

2부. 가족, 사랑의 의미를 묻다

3부. 우리, 함께 세상을 바라보다

4부. 과학, 인간에게 질문하다

목차를 보고 알 수 있듯이 청소년들이 속해 있는 집단인

학교와 가족에서 시작해 함께 해야 할 우리로 확장되고,

또 이미 4차 산업혁명 속에 살아가고 있으며

미래 AI와 같이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고뇌를 담아냈다.



1부의 각 세부 주제에 대해서 두 편의 작품이 주어진다.

비슷한 주제의 두 편을 작품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마지막에 '사고를 확장하는 토론 논술 활동' 페이지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토론 및 논술 주제까지 제시해 준다.


소주제, <좋아하면 울리는, 손안의 작은 세계>

두 편의 작품

[열흘간의 낯선 바람] vs [마구 눌러 새로고침]

고1 송이든, 못생겨서 별명이 '오크'

그러나 SNS에서는 완전 다른 스토리가 펼쳐진다.

'초록 마녀'로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좋아요 숫자가 올라갈수록 존재감도 솟구친다.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위로를 얻는다.

짝사랑하던 남자아이와 만날 약속을 잡지만

실제의 자신을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두렵다.

고민 끝에 보정한 자신의 셀카를 엄마에게 보여주며

성형 수술을 하겠다고 말한다.

반대하는 엄마와 시작된 냉전 시대,

이를 끝장낸 것은 친구 빛나의 자살 소식.


빛나도 실제 자신의 모습과 화려하게 보정된 SNS의 모습에서 괴로워하던 중, 누군가 그녀의 전신사진을 SNS에 올렸다.

뚱뚱한 외모를 비하하는 댓글이 달리고

빛나는 결국 목을 매었다.

과연 이든은 자신을 옭아매는 SNS라는 작은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역시 보정된 예쁜 외모로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이방울,

인스타그램 속의 보정된 자신처럼 되고 싶어서

방울이는 성형을 받고 예뻐진다.

그녀는 예쁜 외모처럼 SNS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다.

댓글도 성의껏 달고 팔로워들과 찐 소통을 한다.

성형 수술을 하고 나면 보정이 필요 없을 것 같았는데

욕심은 끝이 없었고, 아주 조금만 보정해 올린 사진에

폭발적 반응이 오면서 방울이는 또 성형을 받으려 한다.


더 수술을 할 수 없다는 의사들의 거부에도

여러 병원을 전전하던 방울이는 결국 성형 외과가 아닌

정신 병원에 가게 되었다.

그녀는 현실의 '이방울'일 때보다

SNS 상의 '빵야'일 때가 더 행복하다.

누가 진짜 모습일까?

방울이일까, 빵야일까?



청소년 소설이라지만 이 문제는 비단 청소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팔로워 수와 좋아요에 목을 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문제가 아닐까?

셀카 찍고 보정 하나 하지 않고 그대로 올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외모가 곧 막강한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연예인이 아니라도 성형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SNS를 통한 소통이 현대인의 인간관계에,

특히 청소년들의 인간관계에 어떤거리두기로 영향을 줄까?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SNS 이용량은 늘고 있다.



[십대, 문학으로 세상을 마주하다]는

각각의 주제와 맞는 절묘한 작품 선정이 돋보인다.

이 책에도 작품의 줄거리가 나와 있으나

아이들과 함께 원 작품을 읽고

이 책에 소개된 토론 및 논술 주제로 독후 활동까지 한다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위 도서 [십대, 문학으로 세상을 마주하다]는 초록비책공방 출판사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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