낀대 패싱 - 튀고 싶지만 튀지 못하는 소심한 반항아들
윤석만.천하람 지음 / 가디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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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고 싶지만 튀면 죽는 그들은 누구인가?

위에선 깨지고 아래론 치이며 살아온, 그러나 강력한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르며 대중문화 역사상 최초로 '개인의 탄생'을 경험한 세대

그들을 '낀대'라고 부른다.

먼저 지금까지 통용되던 생년 단위를 기준으로 하는 세대 구분에

회의적 질문을 던지며 이 책은 시작한다.

1960년 대생: 586세대

1970년 대생: X세대

1980-2000년대 초 출생:MZ세대

이러한 세대 구분법은 마치 겨우 4가지 혈액형으로 인간의 성격을 규정하려는 것처럼

매우 단순한 착각이다.

그러나 세대 담론은 아예 포기할 수는 없다.

이 책의 핵심 주제이자 개념인 '낀대'란 누구인가?

1970년대 중반 ~1980년대 후반 출생한 그들

위로는 586세대에 치이고 아래로는 MZ 세대에 낀

샌드위치 같은 세대,

우리는 왜 그들을 굳이 '낀대'라고 불러야 할까?

그리고 그들이 가지는 특징은 무엇인가?

25쪽을 보면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첫 데뷔 무대에 대해 나온다.

아, 나는 그때 바로 그들의 데뷔 무대를 TV에서 봤다.

음악가와 평론가들은 갖은 악평을 내놓으며 10점 만점에 7.8점을 주었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한 달 후

서태지와 아이들은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아마 악평을 했던 평론가들은 정말 무안했을 것 같다.

저자는 7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낀대야말로 진정한 X세대적 특성을 가진다고 말한다.

서태지와 아이들로 대변되는 대중문화를 주도하고

집단보다 개인을 중시하고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마음껏 과시하고

이미 청소년기에 소비문화의 주체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들이 성년이 된 후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1997년 외환 위기와 2008년 금융 위기로 이들은 큰 좌절을 맛보게 된다.

고속 성장의 달콤한 혜택은 이미 586세대가 다 맛본 뒤였다.

'낀대'가 1970년 대 중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출생한 자들이라면

70년대 낀대도 있을 것이고 80년대 낀대도 있을 것이다.

공동 저자 중 한 명은 70년대 낀대로서 또 한 명은 80년대 낀대로서

각자의 관점에서 낀대를 바라보고 서술하고 있다.

"요즘 애들은 정말 우리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달라.

선배가 일을 시키면 밤을 새우든 주말에도 일을 하든 했는데

요즘 애들은 대뜸 거절을 하거든.

책임감도 없고 일도 열심히 하지 않아."

조직 생활을 경험한 70년대 낀대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내 할 일 다하고 퇴근하려는데 선배가 "설마 벌써 퇴근하냐"는 말에

차마 퇴근하는 중이라고 말도 못하고 다시 사무실로 올라갔던 기억......

회식이고 뭐고 퇴근하고 싶어도 차마 말을 못 하고 2차, 3차 따라가야 했던 기억......

그래서 가끔씩 '라떼는 말이야'가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그러면 MZ 세대들로부터 '꼰대' 소리를 듣는 ......

양반과 비슷한 586세대의 기득권을 신랄하게 까는 것도

586 운동권 세대의 유교 DNA를 까는 것도

정년연장과 정규직 전환 사이에 낀 것도

다단계 사기나 다름없어진 국민연금과

공무원 폭증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

70년대 낀대와 80년대 낀대,

그들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불쌍한' 샌드위치식 낀 세대?

80년대 낀대인 저자의 말처럼

'낀대'의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낀대'는 그냥 패싱되는 세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낀대'로서

치이고 눈치 보는 소심한 세대가 아닌

떳떳하게 제 목소리를 내고

20대와 50대 사이의 어댑터 역할을 하는 낀대를

소망한다.

해당 도서는 가디언 출판사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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