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지음, 김선희 엮음, 이종옥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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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가장 낮은 신분인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나 세계 경제 지도자가 된 '나렌드라 자다브'가 전하는 인권 이야기입니다. 

2007년, 한국에서 이미 어른들을 위한 책으로 출간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나의 부모와 우리 가족 이야기 <신도 버린 사람들>이 어린이 독자들을 위해 출간된 책이랍니다.

 

인도에는 3500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카스트 제도가 있었습니다.

카스트 제도란 사람에게 등급을 매겨 차별하는 제도인데요.

이 신분 제도 안에서 '불가촉천민'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가장 열등한 사람으로, 닿기만 해도 다른 사람들을 더럽힌다고 여겨졌어요.

게다가 인간으로서 존중되어야 할 모든 권리를 빼앗기고, 심지어는 교육을 받을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았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에 양반과 평민, 천민이라는 신분 때문에 공부도 하지 못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꿈을 이루지 못했던 경우가 있었는데요.

이곳은 우리나라의 신분 제도보다 훨씬 더 심한 곳이었답니다.

그런 곳에서 생활하면서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강인한 정신과 그의 노력에 대단한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습니다.

똑같은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태어나기 전부터 정해진 신분 때문에 세상살이가 힘든 나머지 자살을 하려고 송전탑에 올라가 강물에  뛰어들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만, 그에게 자주색 옷을 입을 사람이 손짓을 했던 게 보였던걸 그는 살아야 할 운명이었었던 듯 싶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믿는 힌두교의 사원에도 들어갈 수 없었답니다.

심지어는 사제들 조차도 성전이 더렵혀 진다면서 그 사람들을 들어오지 못하게 했었어요.

종교가 우선인지 사람이 우선인지도 구분하지 못한채 단지 그런 신분으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차별을 받아야 했던 그 시대에 다무 같은 사람이 없었다면 어쩌면 지금까지도 인도의 카스트제도는 이어졌을지도 모릅니다.

 

 

 

 

불가촉천민은 '닿기만 해도 부정해진다'는 의미로 세상을 더럽히는 존재라고 하여 침이 땅에 떨어지면 땅이 더러워질까 봐 목에 침을 담는 그릇을 목에 걸고 다녔으며, 더러운 발자국도 땅을 더럽힐까 봐 엉덩이에는 자신의 발자국을 지울 수 있는 빗자루를 매달고 다녔습니다.

다무는 불가촉천민 중에서도 마하르였는데 마하르들은 전통적으로 '마을의 의무'를 맡아서 해야 했습니다.

그 의무란 마을의 온갖 허드렛일을 하는 것이었는데 밤에 도둑을 지키고, 마을에 큰 일이 있으면 사람들에게 알렸으며 누군가 죽으면 그 사실을 돌아다니며 알리는 일을 했어요. 시신을 가족에게 인도하는 일과 화장에 필요한 장작을 나르기도 하고, 관리들의 심부름까지 했지요.

가축이 죽으면 시체를 마을 밖으로 치우는 일을 했었고 마을 사람들이 시키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해야했어요.

마음대로 부려먹을 수 있는 일종의 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런 일을 하면 먹다가 남은 음식, 누구의 입에 들어갔다 나온 것인지도 모르는 쓰레기, 개밥만도 못한 음식을 얻어 먹으면서 살아야 했답니다.

그들은 상하거나 더러운 음식을 주면서 집에 있는 '자기 집에 있는 더러운 기운도 모조리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똑같은 사람으로 살면서 정말 이게 사람으로 사는 것인지...' 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물론 쉽게 바뀌지 않을 거야. 하지만 도전도 해 보지 않고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옳지 않아. 우리는 끝가지 싸워야 해. 아무리 작은 물방울이라도 언젠가는 바위를 뚫는 법이거든." <본문 p. 101 일부 발췌>

 

"아빠 말 좀 들어봐. 사람들은 말할 거야. 의사가 되라, 엔지니어가 되라, 아니면 변호사가 되라. 하지만 누구의 말도 들어서는 안 돼. 네가 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해. 그게 옳아. 아빠도 너한테 이게 되라느니, 저게 되라느니 말하지 않을 생각이야. 아빠가 하고 싶은 얘기는 딱 한 가지뿐이. 뭘 하든 최고가 되라는 것." <본문 p. 149 일부 발췌>

 

 

 

 

불가촉천민들은 학교에 다니기는커녕 글도 읽을 줄 몰랐어요.

아무리 배워 봤자 그들이 신분을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다는 패배감 때문에 배우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다무는 불가촉천민들 출신인 바바사헤브를 만나면서 자신이 가졌던 생각을 바꾸게 된답니다.

신분의 굴레에 억메이지 않고, 자신도 열심히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던거지요.

마을을 떠나 뭄바이에 살면서 돈을 적게 벌어도 일을 하려고 했고, 남들보다 열심히 일한 덕분에 인정을 받게 되기도 한답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학교에 보냈고, 아이들 여섯을 훌륭하게 키워냈답니다.

그의 첫째 아들은 불가촉천민으로써는 처음으로 공무원이 되기도 했답니다.

불가촉천민이 공문원이 된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었거든요.

제도와 관습이 신분을 만들었으면 열심히 노력해서 신분을 깨트려야 한다고 믿었어요.

자신은 평생 허드렛일을 하는 노동자로 살았지만, 자식들에게만큼은 자신의 삶을 그대로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거지요.

비록 천한 신분인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났지만, 그는 모든 인간이 귀한 존재이고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말해주고 있답니다.

아이들도 이 책을 보면서 '내가 태어난 이유가 바로 내가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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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괴물 친구들 사계절 저학년문고 59
박효미 지음, 조승연 그림 / 사계절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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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에게 형아나 누나는 함께 있으면 친구 같은 존재랍니다. 

하루종일 심심하게 혼자서 집을 지키고 있을 때 가장 반가운 목소리는 바로 형아의 목소리니까요.

그래서 동생들은 형아가 학교에서 돌아오길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거예요.

다녀오면 형아가 자신과 놀아줄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요~~

하지만 형아의 마음은 안그렇답니다.

숙제도 해야 하고, 학원도 가야하고, 친구들이랑 함께 놀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니까요.

세상에 동생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형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여기 나오는 종민이도 형아랑 많이 놀고 싶어해요.

그래서 형아가 없을 때 형아 방을 들락날락 거리기도 하지요.

 

 

 

 

 

분명 형아가 생각하기에

형아 방을 엉망으로 해놓고 방에서 형아 물건을 가져가는 범인은 동생인데 심증은 있어도 물증이 없으니 동생을 혼낼수도 없어요.

생각다 못한 상민이는 옷장 속에 숨어 있다가 범인을 잡기로 했어요.

옷장 속에 형아가 숨어있는걸 모르는 종민이는 그날도 형아 방에 와서 형아의 책가방을 뒤지게 된답니다.

그러다가 딱~~ 형아에게 걸리지요~~

형아에게 들켜버린 종민이는 자신만 알고 있는 비밀을 얘기해 준다면서 새끼 손가락을 걸어 약속을 하게 된답니다.

 

 

 

 

 

그때부터 종민이의 비밀 이야기인 세 마리 괴물 이야기가 시작된답니다.

이비야, 툴툴지아, 누툴피피는 집에 살고 있는 괴물인데 괴물들은 종민이와 모두 친구라는거예요.

 

형아랑 놀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달래주는 이비야.

이비야는 형아랑 숨바꼭질 놀이를 할 때 보자기를 뒤집어쓰고 나타나 장롱 속에서 숨어 있다가 '이비야' 하고 동생을 놀래주지요.

하지만 커버린 형은 이비야 놀이가 유치하고 재미없다고 하지 않아요.

그래서 형아의 빈 자리를 이비야가 대신해 준답니다.

 

 

 

 

 

"어쨌든 그날 이후 이따금 이비야가 나타나. 형이 없을 때, 엄마가 바쁠 때, 꼭 그런 때만 골라서.

이비야가 나타나면 나만 바빠져. 야단치고 쫓아다니느라 얼마나 힘든데.

내버려 두면 이비야가 형 방을 쓰레기장으로 만들걸? 순식간에." <본문 p. 35 일부 발췌>

 

 

그 다음에 소개되는 툴툴지아 역시도 종민이와 친구에요.

검은 털이 숭숭 나 있는 엄지 손가락 만한 괴물인데 이 녀석은 고자질쟁이에요.

형아가 잘못하는걸 종민이 귀에 대고 속닥거리지요.

형아 문 밖에 딱 붙어 있다가 형아가 무얼 하는지 그대로 감사해서 종민이에게 속닥속닥.

그래서 형아는 엄마한테 혼이 나기도 해요.

 

 

 

 

 

 

"엄마가 그랬지. 게임을 오래 하면 아이들은 병에 걸린다고. 그 병에 걸리면 사람이 이상해진다고.

말귀도 못 알아듣고, 책도 안 읽고, 성질만 부린다고. 게다가 치료도 안 된다잖아." <본문 p. 48 일부 발췌>

 

"나는 형이 부러워. 형 거는 뭐든지 새 거잖아.

나는 형이 쓰다 싫증 낸 장난감이나 물려받고, 여러 번 읽어 나달나달해진 만화책이나 읽는단 말이야.

엄마는 내 거는 절대 안 사 줘. 있는 걸 또 사면 돈이 아깝대. 꼭 그래." <본문 p. 55 일부 발췌>

 

 

 

 

 

 

종민이의 마지막 괴물인 누툴피피는 귀가 커다랗고 팔이 무지무지한게 길어 침팬지처럼 생겼어요.

유니콘 카드를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을 잘 아는 괴물인데 형아 서랍 속에 있는 유니콘 카드를 종민이에게 가져다 주기도 해요.

날개 달린 녀석이 날지도 못한다면서 카드를 발로 쾅쾅 밟기도 하고, 카드를 잡아당겨 찢어놓기도 하지요.

침대 밑에 집을 만들어서 한번 나갈 때마다 뭐든 슬쩍슬쩍 가져오고 형이 그린 그림도 찢어놓아요.

형이 용돈을 모아 놓은 휴대폰도 몰래 숨겨 놓구요.

종민이는 형의 물건을 가져간 괴물이 누툴피피래요.

 

 

 

 

 

<우리 집 괴물 친구들>은 초등 저학년용 동화입니다.

형하고 친하게 지내고 싶고 형에 대한 부러움을 가득 담은 동화이지요.

자신도 형아처럼 새것을 받고 싶고, 형아처럼 잘할 수 있는데 쓰던 것만 받아 속상한 종민이의 마음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그래서 형아의 잘못을 엄마에게 고자질하기도 하고, 형아 방에서 자신이 갖고 싶은 물건들을 가지고 나오기도 하지요.

종민이가 형아에게 비밀을 얘기하는 과정은 정말 정말 재미있습니다.

집에 정말로 그런 괴물이 산다는 착각이 들 정도라니까요.

종민이의 괴물 친구들을 함 만나보세요.

종민이가 들려주는 괴물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책이 벌써 끝나 버린답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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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워프 수학특공대 2 - 도형의 응용 타임워프 수학특공대 2
조재호 지음, 김주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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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념을 아는 것인데, 개념을 알지 못하고 문제풀이만 하다 보니 수학이 더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학에 스토리텔링이 도입되고 부터 아이들은 수학도 이젠

단순히 계산만 잘해서는 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이해하면서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타임워프 수학특공대>는 수학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만화와 함께 수학을 재미있게 풀어보고

수학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는걸 알려주기 위해 탄생한 만화 도서이다.

난 만화 도서를 많이 좋아하진 않지만, 개념 정립이 안된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과학이나 역사 같은 분야는 만화를 통해서 흥미를 가져다 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타임워프 수학특공대 2편에서는 도형의 응용편이 나온다.

도형부분은 학년이 갈수록 난위도가 높아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처음에 개념을 알지 못하면 깊이를 더해가는 도형 부분에서는 계속 헤매이게 되고, 결국엔 수포자가 될지도 모른다.

요번 책에서는 삼각형에 대한 부분이 나오는데, 삼각함수를 이용해 피라미드의 넓이를 구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지구를 지키려는 수학특공대와 지구를 정복하려는 무한대박사는 구장산술을 찾아 제갈공명을 찾아온다. 

구장산술은 총 9권으로 되어 있는데 수학이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주변의 모든 것에서 수학의 원리가 적용되며 수학의 가까이에 있다는 걸 알려준다.

넓이와 분수, 곡물의 교환, 급료와 세금 계산, 물자의 수송과 분배 등 나라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들이 구장산술에 들어 있는데

무한대 박사가 노리는 것은 구장산술을 손에 넣어 지구에서 수학을 없애는 것이다.

 

 

 

 

거대 로봇을 앞세워 지구의 수학을 없애려는 글루제 행성의 무한대 박사는

조조를 이용하여 적벽대전을 승리로 일으키고 구장산술을 손에 넣으려고 한다.

한편 글루제 행성의 공주는 제갈공명이 글루제 수학고의 선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지구의 위험한 상황을 알린다.

어린 황제와 그의 친구는 유휘는 구장산술을 몰래 감추고 매일밤 잠자기 전에 둘이서 수학 공부를 하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무한대 박사는 자신이 만든 임피니티2를 이용해 공격하게 되고, 공격을 막기 위해 투석기를 사용하지만 수학이 원리를 알지 못한 투석기는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다. 조조는 글루제 행성의 공주의 미모에 반해 싸우다 말고 공주를 납치해 도망간다.

제갈공명은 무한대박사의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걸 이용해 적을 공격하게 되는데

과연 공주를 무사히 구출하고 조조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지...

 

 

 

 

이 책에서는 칠교놀이에 대해서도 나온다.

정사각형을 7개를 나눈 조각으로 여러 가지 다양한 모양을 만드는 칠교놀이는

쉽게 가지고 놀 수 있으면서 아이들에게 사고력와 창의력은 물론 공간지각력 발달에 좋은 놀이 도구이다.

중국 주나라 이전부터 있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수학 교과서에 소개된 것은 1980년대 초에 시작된 제4차 교육과정부터이며

지금도 다각형을 이해시키는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 아이들도 어렸을 때 많이 가지고 놀았는데 다양한 모양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고, 모양을 맞춰가는 과정도 흥미있어 했다.

아이들이 재미로 가지고 놀았던 칠교놀이가 지금은 어른들도 함께 하는 세계인의 놀이가 되었으며 PC 게임과 스마트폰 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파시의 탑을 세워놓겠다며 중세 이탈리아로 간 무한대 박사가 다음번에는 어떤 일을 꾸밀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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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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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었던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에서 소로의 월든에 대한 책이 나왔을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내가 아는 것 책이 다른 책에 나오면 반가워서 오히려 읽는 책이 더 사랑스러워지는 느낌...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는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외국으로 떠난 아가씨가 지은 책인데

그는 한참 동안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고 시간이 날때는 '월든'을 보면서 위로를 받고,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사람의 마음을 치유해주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다.

그는 자연 속에서 생활하면서 자연에서 느낀 모습들을 책 속에 고스란히 담아주고 있다.

자연에서 산다는 것만으로도 마냥 행복할 것 같은데 그는 남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자연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보이는 그대로 나열하는 단어들 속에서 잔잔한 감성이 들어 있다.

그의 책을 읽고 있노라면 옆에 앉아서 함께 자연의 모습을 보는듯한 느낌이 든다.

 

<월든>은 그것이 씌어졌던 시대보다도 오늘의 우리에게 절실히 다가올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그 속에 담긴 메시지가 선명하게 전달된다.

단순히 '자연으로 돌아가자'라는 구호가 아니라 상실돼 가는 인간성을 되찾기 위한 모습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월든 호수로 가기로 마음먹은 것은 파상풍으로 세상을 떠난 형의 죽음 때문인데

월든 호수 옆에 땅을 가지고 있던 '콩코드의 위대한 현자' 에머슨은 그가 그곳에 살도록 허락해 주었다.

처음에 책을 한 권 쓰기 위해 호수를 찾았지만 그곳에서 2년 2개월 정도를 보냈다.

 

"내가 숲속에 들어간 이유는 신중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하기 위해서, 그리고 인생에서 꼭 알아야 할 일을 과연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그리고 죽음의 순간에 이르렀을 때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기 위해서였다. 삶이란 그처럼 소중한 것이기에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고 싶지 않았고, 도저히 불가피하기 전에는 체념을 익힐 생각도 없었다." <본문 p. 108 일부 발췌>

 

전설에 의하면 굿을 벌이던 인디언들이 불경스런 주문을 외었는데, 그것은 인디언들이 결코 범해서는 안 되는 나쁜 일이었다. 

그들이 이렇게 굿을 벌이는 사이에 산이 흔들리더니 갑자기 무너지기 시작했는데

그 무리들 중에서 월든이라는 노파 한 사람만 겨우 달아나게 되고 호수의 이름은 바로 그 노파의 이름을 따서 생긴거라고 한다. 

 

월든의 풍경은 수수한 규모이며 아주 아름답기는 하지만 장엄하지 않고, 오랫동안 그곳을 찾거나 그 물가에서 사는 사람이 아니면 관심을 가질 만한 것도 없다. 많은 종족들이 호수의 물을 마시고 그것에 감탄하고 그 깊이를 짐작해 보면서 세월과 더불어 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그 물은 여전히 푸르고 투명하기만 하다. 한 차례의 봄도 거르지 않고 아담과 이브가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던 그 봄날 아침도 월든 호수는 존재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 그는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월든 호수가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을 증류하기 위한 천국의 특권을 받았다고 한다.

 

그가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살면서 느낀 점은 자연의 흐름을 느긋하게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빨리 빨리만 외칠줄 알지 이렇게 자연의 흐름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지...

삶의 여유가 없어서인지 빨리빨리가 습관으로 잡아서일지는 모른다.

자연에 들어가서 살게 되면 소로처럼 자연의 흐름을 느끼면서 여유있게 자연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했다.

호숫가 얼음 가장자리의 곡선이 아름답다고 느끼기도 하면서 그곳에서 새로운 규칙을 발견하기도 하는 그는 자연을 통해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더 이상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없을 정도로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는데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아름다운 호숫가의 사게절을 그린 소로의 자아 여행 기행문 <월든>은 우리가 어떻게 진정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준다.

겸허하게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살고 있는 동식물을 보면서 나 역시도 자연처럼 살아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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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 - 일러스트로 만나는 감성 여행에세이
봉현 지음 / 푸른지식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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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방긋방긋 잘 웃는 아기들을 보면  한없이 맑고 행복해 보이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예쁘게 웃는다는게 쉽지 않은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예쁘게 웃지 않아도 웃음을 잃어버린 사람들...

웃음을 잃을 만큼 각박하게 살고 있는 삶 속에서 어릴 적의 그 웃음을 찾기란 그렇게 어려운 일인 것일까?

사람이 오백년을 사는 것도 아니고 길어야 백 년 (요즘은 백세 시대라고 하니...)

사실 백년도 길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으니 어쩌면 그보다 훨씬 짧을 수도 있다.

짧은 인생이라고 생각하니 이왕이면 많이 웃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을 품고 산다.

 

 

 

 

상처 받는 일이 많았고, 혼자 있는게 낫겠다 싶어 방 안에 틀어박혀 지내는 날들이 많다보니

사랑하는 사람에게조차 마음을 열지 못했고 결국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혼자가 되었다.

자신이 싫어 엄마도 아빠도 친구도 없는 곳으로 떠나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어했던 그녀...

상처받은 적도, 외로운 적도 없었다는 듯이 멋지게 살고 싶었던 그녀는 십대의 마지막을 학교와 학원에 틀어박혀 그리고 싶지 않은 그림을 그리면서 보냈다. 부산을 벗어나 서울에 올라올 유일한 방법이었기에...

대학에서 작업하는 것이 즐거웠고 부모님 곁을 벗어나 혼자 산다는 것이 좋았지만

비싼 학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결국엔 학교를 휴학하게 되고 졸업도 못한 채 어정쩡한 이십대를 보내던 어느날 갑자기 떠나고 싶어졌다.

이 지긋지긋한 곳을 떠나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는 생각과 함께...

 

 

 

 

그녀의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낯선 곳을 선택하고 싶어 베를린을 선택했지만 햇살 아래서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이 쓸모 있게 살아간다는 위안을 받는다.

특별할 거라는 기대와는 다르게 그곳 역시도 특별한 일상은 아니었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다 보니 일상적이고 당연한 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몰랐던 그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여행의 목적을 찾고 예술가의 도시인 파리를 찾기도 한다.

그러다가 끝도 없이 걸어야 하는 순례자의 길을 걷기도 한다.

어렸을 때 보고 싶었던 피라미드를 찾아 이집트를 여행하기도 하고, 혼돈의 도시인 카이로를 방문한다.

낡고 초라한 옷차림을 하고 한참이나 걷는 순례를 하면서 비로소 자신의 존재감을 깨닫게 되고 그제서야 자신의 부모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다.

어쩌면 그녀는 자신만의 생각 속에 틀어박혀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세상의 모든 것이 싫고 단지 홀가분하고 떠나고 싶었던 마음 뿐...

그런 그녀가 2년 정도의 여행을 통해서 뭔가 세상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많은 그림을 그리고 일기를 써오면서 세상에 대한 두려움도 잊은 채...

그녀의 일상을 들여다 보면서 그녀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얼마나 힘들었었는지 그리고 여행을 통해 어떻게 변해가는지 볼 수 있었다.

그녀가 그린 삽화를 통해서 외국의 멋진 모습들도 볼 수 있었고, 노란 모자를 쓴 그녀를 찾는 것도 재미있었다.

처음엔 돌아오지 않겠다고 떠난 여행이었지만, 이젠 돌아올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에 기뻐했고 많이 강인해졌다.

그리고... 행복이란걸 찾기 시작한다.

예쁘게 웃을 수 있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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